국보 제285호인 울산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한 ‘가변형 임시 물막이’(키네틱 댐) 설치 공사가 내년 12월까지 마무리된다. 울산시 장수래 문화예술과장은 18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간담회를 열고 가변형 임시 물막이 설치를 위한 설계공모에 응한 2개 업체 중 어디를 뽑을지 19일 심사한다고 밝혔다. 당선작은 21일 발표된다. 업체가 선정되면 9월부터 설계와 시공에 들어가 내년 12월 완공한다.
키네틱 댐은 하류에 건설된 사연댐 때문에 침수와 노출이 반복되면서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는 반구대 암각화 보존 방안을 놓고 울산시(유로 변경안)와 문화재청(수위 조절안)의 의견이 맞서자 대안으로 제시된 보존안. 암각화 앞에 수위에 따라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투명 물막이 댐을 설치하는 것이다. 지난해 6월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울산시와 문화재청이 합의했다. 총 사업비는 88억 원(국비 57억 원, 시비 15억5000만 원, 군비 15억5000만 원)이다. 키네틱 댐은 암각화 앞 55m 지점에 높이 16m, 너비 16∼18m 규모로 설치된다.
앞서 국무조정실이 구성한 기술평가팀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키네틱 댐 설치를 위한 기초공사 용역을 실시했다. 그 결과 키네틱 댐 공법은 암각화 보전을 위해 기술공학적으로 타당하고 실현 가능한 것으로 평가됐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도 올 6월 암각화 현장 2곳에서 암각화 안전성 등을 확인하기 위해 사전 검증을 실시한 뒤 키네틱 댐 건설을 조건부 허가했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과 울산시는 지난달 키네틱 댐 건설을 위한 설계공모를 했고 2개 업체가 응모했다.
하지만 키네틱 댐에 차수(遮水) 효과가 있는지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울산대 방재연구소(소장 조홍제 교수)는 18일 오후 2시 교내 공장형 실험동에서 원자력발전소 방수문을 실제 가동하면서 키네틱 댐과 관련한 모형실험을 한다. 조 교수는 “원전에 사용되는 방수문은 키네틱 댐보다는 작지만 모양과 원리는 비슷하다. 그런데 콘크리트 벽면에 부착하는 이 원전 방수문도 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가 쉽지 않은데, 암면이 울퉁불퉁한 암각화 벽에 방수를 위한 물막이 시설을 완벽하게 설치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친환경적인 암각화 보존을 위해 암각화 앞에 생태제방을 설치할 것을 주장했다.
울산시는 “키네틱 댐 상부에는 지붕을 설치하지 않아 비를 차단할 수 없고 암각화 위 산에서 흘러내리는 빗물을 차단할 수 없어 시간당 100mm의 폭우가 쏟아질 때 키네틱 댐 안에 시간당 12t의 물이 차는 것으로 분석됐다”면서도 “폭우 때 댐 안에 차는 물은 펌프로 뽑아내기 때문에 침수에 따른 암각화 훼손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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