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 명지 시민텃밭, 희망 ‘주렁주렁’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19일 03시 00분


나눔-소통의 장으로 인기몰이

부산 강서구 명지동 공영 시민텃밭이 시민들에게 인기다. 어린이들이 텃밭에서 수확의 기쁨을 체험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부산 강서구 명지동 공영 시민텃밭이 시민들에게 인기다. 어린이들이 텃밭에서 수확의 기쁨을 체험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암 투병 중인 가족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자폐증이 있는 아이의 치료를 위해….

시민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전국 최대 규모의 부산 강서구 명지동 공영 시민텃밭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들의 사연이다. 도심에 위치한 시민텃밭에는 도시 농부 430명이 재배한 고추, 토마토, 오이, 가지, 고구마, 참깨 등 60여 종의 농작물이 주렁주렁 달려 수확이 한창이다.

부산시는 시민들에게 농작물 재배와 나눔을 위한 소통의 장을 마련해 주고 공유재산의 효율적 관리, 도시미관 개선 등을 하기 위해 4월 공동체 텃밭을 시민 430명에게 임대하는 형식으로 개장했다. 총 2만7100m²에 텃밭 430개(개당 23m²), 주차장 120면, 관리사무소 1동, 화장실 2개, 쉼터 2개, 파라솔 3개소, 농작물 재배용 물 공급 시설을 갖춰 텃밭을 가꾸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텃밭 주변에는 코스모스도 심었다.

참여자 90% 이상이 농사 경험이 전혀 없는 초보 농부들이었다. 5월 24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낮 12시에 농업 전문가들로 구성된 도시농업지원센터에서 작물 재배, 친환경 병해충 방제 요령 등의 이론 교육을 했다. 개별 텃밭 현장을 방문해 맞춤형 영농교육도 했다. 이 결과 3개월이 지난 지금은 참여자 대부분이 도시 농부로 거듭나고 있다.

참여자들의 텃밭 참여 동기는 다양하다. 나이 드신 부모님의 향수를 달래주거나 가족들에게 직접 재배한 친환경 농산물을 먹이기 위해, 또는 가족과 함께 땀을 흘리는 노동의 즐거움을 느끼거나 퇴직 후 소일거리를 마련하기 위해 참여했다.

체험학습을 통해 정서를 순화하고 농촌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기 위해 인근 유치원(6곳)과 초등학교(1곳)가 텃밭 9개를 배정받아 어린이들이 직접 씨앗을 뿌리고 농작물을 키워 수확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시는 명지텃밭을 전국 제일의 공영 시민텃밭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6월 28일 텃밭 자치회 구성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참여자들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 28kg을 인근 경로당 7곳에 나누어 줬다. 10월에는 2차 나눔 행사를 열고, 12월에는 텃밭에서 생산된 배추로 김치를 담가 인근 복지시설에 전달할 계획이다.

도시텃밭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인기도 폭발적이다. 당초 텃밭 참여자 공개모집에서 987명이 신청하여 2.3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현재 추첨에서 탈락한 주민 수십 명이 대기자 명단에 올라있다. 또 많은 시민이 다른 지역에도 공영 시민텃밭을 조성해 달라고 건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내년 기장군 관내에 텃밭을 조성해 동부산권 시민에게 제공하고 중부산권과 북부산권에도 조성할 계획이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공영 시민텃밭#명지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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