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계 주요 단체장들이 최근 교육부가 추진 중인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개정안이 사실상 '이과 폐지안'이라며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교육부가 수학과 과학을 국민들이 '적대시'하고 있다는 잘못된 인식 때문에 과학 소양 교육을 포기하려한다는 것이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를 비롯한 20개 과학기술단체는 25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교육부의 일방적인 교육과정 개정으로 초중등 교육이 무너진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이번 교육과정 개정안은 교육학과 심리학을 포함하는 등 교육 이론 전문가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개정 작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교육부가 이번 개정 작업을 교육학자 11명에게 6개월 안에 완성하도록 하면서 국가의 미래 비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빠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인문사회, 과학기술, 문화예술을 비롯한 핵심 분야의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는 노력을 통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학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이번 성명서가 단순히 과학 비중을 늘려달라는 것이 아니라 이번 개정안의 궁극적인 문제를 제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교육부는 '문·이과 통합'을 내세워 교육과정을 전면개정하려고 하지만 정작 문·이과 구분은 1997년 고시된 7차 교육과정 개정에서 없어졌다"며 "2009년에 시작한 개정 교육개정이 교육 현장에 채 정착되기도 전에 또 다시 개정을 거론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단체장 대표단은 관련 내용을 청와대 신문고에 접수하고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를 통해 청와대에 직접 보고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9월 1일에는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도 면담할 예정이다
교육과정 개정안은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도 관심을 갖고 있는 사안으로, 미래부는 교육부와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논의할 계획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26일 과학교육 강화를 위한 첫 모임이 열리는데 이 자리를 통해 교육부에 과학기술계의 목소리를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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