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경남 물폭탄 피해 속출, 시간당 최대 130mm… 지하철-열차-원전 스톱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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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불어난 지하차도 車에 갇힌 2명 숨져… 女중학교 침수-옹벽 무너지자 대피
385명 운동장 로프잡고 빠져나와, 산사태로 경로당 붕괴… 인명피해 없어

부산과 경남지역에 25일 기습 폭우가 쏟아지면서 5명이 숨지는 등 비 피해가 잇따랐다. 시간당 130mm의 집중호우가 쏟아진 부산에서는 산사태와 도로 침수가 이어지고 한때 지하철 운행도 중단됐다. 또 기장군의 원자력발전소 2호기가 처음으로 폭우로 가동 중단됐다.

이날 오후 3시 16분경에는 부산 동래구 온천2동 우장춘지하차도를 지나던 승용차가 갑자기 불어난 물에 침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보트를 이용해 탑승자 나모 씨(57)와 임모 양(15)을 구조해 병원으로 옮겨 심폐소생술을 했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은 금정산에서 흘러내린 빗물이 지하차도로 순식간에 밀려들자 이들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추정했다.

오후 3시 58분경에는 부산 북구 덕천2동 한라아파트 앞 경사로에서 급류에 휩쓸린 남모 씨(59·여)가 아파트 후문 차량 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오후 3시 54분경에는 부산 기장군 일광면 이천리 철길 건널목을 건너던 승용차가 범람한 인근 하천 물에 휩쓸렸다. 이 사고로 운전자와 동료 1명은 문을 열고 탈출했으나 조수석에 타고 있던 홍모 씨(52)는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졌다.

65만 kW급인 고리 2호기 원전도 가동을 멈췄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날 “오후 3시 54분경 고리 2호기의 취수건물에 빗물이 과다 유입되면서 취수펌프가 자동으로 멈춰 안전을 위해 원전 가동을 정지했다”고 밝혔다.

산사태와 도로 침수도 잇따랐다. 오후 2시 28분경 부산 북구 S아파트 내 경로당이 산사태로 붕괴됐다. 다행히 경로당 안에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오후 2시 30분경 북구 구포3동 T빌라 뒤편에서 산사태가 나 주민 7가구 15명이 인근 학교로 대피했다. 또 구포동 B아파트 옹벽이 붕괴돼 1명이 구조되고 6명은 인근 어린이집으로 대피했다. 구포1동 양덕여중은 운동장이 침수되고 교실 뒤편 옹벽이 일부 붕괴돼 학생 385명이 4, 5층으로 긴급 대피한 뒤 소방안전본부에서 운동장을 가로질러 설치한 로프를 이용해 오후 5시경 전원 구조됐다.

부산 도시철도 1호선 노포∼범어사 구간과 2호선 화명역이 침수돼 오후 2시 50분부터 1, 2호선 운행이 일부 구간에서 중단됐다. 1호선은 신평∼온천장 구간만 운행하다 오후 5시 50분경 정상 운행됐다. 2호선은 양산∼호포, 구명∼장산 구간만 운행하고, 나머지 6개 역은 운행이 중단됐다. 기장군 기장역과 월례역 사이 철로가 침수돼 부산 기장역에서 울산 남구 태화강역까지 열차 운행이 멈췄다.

남부 지방에 24, 25일 국지성 집중 폭우가 내린 이유는 저기압의 영향을 받아 남해에서 올라온 고온다습한 공기가 내륙 상층부(고도 3∼5km)에 있는 찬 공기와 만나면서 강력한 비구름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기상청은 25일 밝혔다.

이에 따라 24, 25일 누적 강수량(오후 9시 현재)이 경남 창원 270.5mm, 부산 242mm, 경남 고성 235mm 등을 기록하는 등 경남 지방에 집중호우가 내렸다. 제주도 윗세오름 180.5mm, 전남 백운산 178mm 등 산간지방에도 많은 비가 내렸고, 전남 순천, 화순, 완도 등에도 100mm가 넘는 비가 쏟아졌다. 영남지방에 최고 12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던 기상청은 “예상보다 비가 많이 왔지만 예보가 틀렸다고 하긴 어렵다. 일부 지방에 국지적으로 단시간에 폭우가 내리는 걸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고 해명했다.

부산=조용휘 silent@donga.com / 황인찬 기자
#물폭탄#부산#폭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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