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와 경북도가 남부권 신공항 추진에 발 빠르게 보조를 맞추고 있다. 시도는 남부권 신공항 건설 수요가 충분하다는 발표에 따라 입지 선정까지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 영남권 5개 시도지사가 합의해 선정 결과에 승복하는 분위기도 이끌 계획이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25일 대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권 시장과 김 도지사는 △남부권 경제공동체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공동 발전을 위해 남부권 전체 이익에 최대한 부합하는 공항 건설 △남부권 필수 기반 역할을 다하도록 지역민 이용에 편리한 위치 선정 △남부권의 항공 여객 및 물류 수요를 감당하는 충분한 규모와 공정하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투명한 절차에 따라 진행할 것 등을 정부에 요청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신공항 추진 조직 및 인력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한편 시민 공감대를 넓히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영남권 5개 지자체가 입지 선정 등을 승복하는 자세가 중요한 선결과제라고 판단하고 공동 합의를 이끌어 내는 데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남부권 신공항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9월부터 대구 경북 부산 울산 경남 등 5개 시도의 합의에 따라 진행한 이번 조사는 김해공항의 이착륙 횟수가 2023년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신공항 건설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김해공항 이용객은 연평균 4.7% 증가해 2030년에는 현재의 2배 이상으로 늘어난 2162만 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공항 이용객도 연평균 5.4% 늘어나 2030년에는 지금의 2배 이상인 278만 명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4년간 국내 공항을 통해 출입국한 내국인 가운데 영남지역 주민 비율은 16.35%에서 19.07%로 2.72%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제공항을 이용한 영남 주민은 268만 명에서 475만 명으로 77% 늘었다.
항공 수요 증가 이유는 저비용항공사가 2009년부터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전체 항공 요금 감소, 운항 편수 증가 등 국내외 항공 시장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해공항 국제선은 2009년 저비용항공사 비중이 6%였지만 지난해 37%까지 증가했다. 이에 따라 매주 국제선 운항 편수도 2009년 24개 노선 424편에서 지난해 30개 노선 732편으로 늘어났다. 대구공항도 올해 저비용항공사가 취항함에 따라 상반기(1∼6월) 성장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2% 증가했다.
이번 조사는 공정성을 위해 한국공항공사와 프랑스 파리공항공사 등 국내외 항공 관련 기관과 대학 연구소가 참여했다. 국토교통부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달부터 신공항 입지 타당성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신공항을 둘러싼 영남권 지자체 간 갈등이 다시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입지 타당성 조사 항목을 놓고 의견차가 크다. 대구 경북은 ‘1시간 이내 접근 가능한 곳’을, 부산은 ‘24시간 운영할 수 있는 지역’을 주장하고 있다. 대구 경북은 기존 공항을 모두 폐쇄하고 신공항으로 수요를 집중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반면 부산은 김해공항을 그대로 두고 가덕도에 공항을 만드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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