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이 사람]DGIST 기초학부서 철학 가르치는 김남두 석좌교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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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철학 융합이 큰 인재 성장 토대될 것”

“과학과 철학을 융합하면 훗날 큰 인재로 성장하는 토대가 될 겁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기초학부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김남두 석좌교수(67·사진)는 26일 “첫 학기 강의가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럽다”며 “2학기에는 내가 더 긴장해서 수업을 준비해야겠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서울대 인문학연구원장을 지내는 등 30년 동안 서울대에서 철학을 강의하다 올해 3월 DGIST에 부임했다. 올해 처음 모집한 기초학부 신입생(168명)이 인문학을 통해 사고력을 키우도록 하기 위해서다.

김 교수는 철학을 비롯한 인문학이 이공계 공부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독일의 막스 플랑크나 하이젠베르크, 일본의 유카와 히데키는 플라톤이나 장자(莊子) 철학을 공부한 바탕이 물리학 연구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했다”며 “세계적 수준의 융복합교육을 추구하는 DGIST는 이런 측면을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1890년대 개교한 미국의 시카고대는 보통 수준이었지만 1920년대부터 동서양 고전 읽기 공부를 통해 학생들의 역량을 크게 높였다”며 “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등 오늘날 세계적인 대학의 명성은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

김 교수의 철학 수업은 고전을 활용한 토론 방식으로 진행된다. 과제도 적지 않은 편이다. 그는 “맹자에 관한 과제물에서 몇몇 학생은 아주 뛰어난 비판적 태도를 보였다”며 “이공계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이라 좀 걱정을 했는데 인문적 관점이 상당히 우수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학생들에게 “공부의 어려움을 이겨낼 때 돋아나는 즐거움을 누려 달라”고 당부 했다. 그는 “고전의 한 구절 뜻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밤새워 고민해보는 DGIST 학생이 많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학기에 김 교수의 ‘동서철학의 통사적 이해’ 과목을 수강한 기초학부 유진우 씨(20)는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데 확실히 도움이 된다”며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졌지만 점점 재미있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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