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고희정 작가의 과학 돋보기]물 오염땐 왜 산소가 부족해질까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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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본을 본 적 있나요? 우리나라는 어디 있는지, 내가 가고 싶은 나라는 어디 있는지 찾다보면 문득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바로 육지보다 파란색으로 표시된 바다가 훨씬 넓다는 것인데요. 지구 표면의 약 71%가 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니, 당연한 일이겠죠?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물. 그런데 지나친 개발이나 부주의로 인해 물이 오염되는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물이 오염되는 여러 가지 원인과 그 영향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 물이 오염됐다는 것은?

강, 호수, 바다 등에 문명사회로부터 배출된 오염물질이 섞여 들어가, 생물체가 살아가기 힘들게 된 상태를 ‘물 오염 상태’라고 말합니다. 즉, 물을 오염시킨 주범은 바로 사람들이고, 그것으로 인해 지구 생태계의 생물체가 살아가기 힘들 정도로 영향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물이 오염되었다는 건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일단 육안으로 봐서 물의 색깔이 변했거나, 부유물이 떠 있거나, 냄새가 나는 경우는 금방 물이 오염됐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욱 정확하게 측정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다음 세 가지가 가장 많이 쓰는 방법입니다.

용존산소량(DO)은 말 그대로 물속에 녹아 있는 산소의 양을 측정하는 것입니다. 수중생물들도 호흡을 하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산소가 필요합니다. 어항 속에 공기발생기를 설치해 주는 것도 물고기가 숨을 쉴 때 필요한 산소를 공급해 주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용존산소량이 클수록 깨끗한 물입니다. 생화학적 산소 요구량(BOD)은 물속 미생물의 호흡에 소비되는 산소의 양을 뜻합니다. 이 값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미생물이 많다, 즉 물이 오염됐다는 뜻입니다. 화학적 산소 요구량(COD)은 물속에 녹아있는 각종 오염물(화학적 물질)이 산화할 때 필요한 산소의 양을 측정하는 것입니다. 역시 오염물질이 많을수록 높게 나옵니다.

○ 기름 유출로 인한 오염

2007년 태안반도 앞바다에서 기름이 유출되는 끔찍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다행히 전국 각지에서 130만 명이나 되는 자원봉사자들이 찾아가 일일이 기름을 걷어내는 작업을 했고, 이 덕분에 불과 2년 만에 다시 원래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는데요. 문제는 그 후로도 빈번하게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2월 15일에도 부산 앞바다에 상당량의 기름이 유출돼 바다를 오염시키는 사고가 발생했는데요. 바다에 기름이 유출되면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기름이 물 위에 뜬다는 것입니다.

기름이 물 위에 뜨는 것은 물보다 밀도가 낮기 때문입니다. 밀도란 단위 부피에 대한 질량, 즉 물체의 질량을 부피로 나눈 값을 말합니다. 물보다 밀도가 낮은 것은 물 위에 뜨고, 밀도가 높은 것은 가라앉습니다. 이렇게 물 위에 뜬 기름은 넓게 퍼지면서 얇은 막을 형성합니다. 바로 이 기름막이 공기와의 접촉을 막아 바닷속 산소를 부족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바다에 살고 있는 어류뿐 아니라 갯벌에 사는 조개류 등의 생물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입니다.

○ 공장폐수로 인한 오염

바다뿐 아니라 강이나 호수의 오염도 아주 심각한 문제입니다. 하천 오염을 일으키는 주범은 바로 생활하수, 공장폐수, 축산하수 등입니다. 특히 공장폐수는 천천히 지속적으로 물을 오염시키는 생활하수와 달리 갑자기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 중금속 등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됩니다.

1991년, 구미공단의 한 전자회사에서 페놀 폐수를 무단으로 방류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페놀은 낙동강을 타고 부산까지 내려가 경상도 일대의 수돗물을 식수는 물론이고 목욕물로도 사용할 수 없게 만들었고, 식수를 마신 시민들은 복통, 구토, 설사 등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또 공장폐수의 높은 온도는 하천의 수온을 상승시켜 온배수 공해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온배수 공해로 물고기가 피해를 입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기체의 용해도 때문입니다. 기체는 온도나 압력에 따라 녹는 양이 달라집니다. 물의 온도가 낮을수록, 압력이 높을수록 더 많은 기체가 녹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공장폐수로 인해 하천의 수온이 상승하면, 그 속에 녹아 있는 산소의 양이 급격하게 줄어듭니다. 결국 산소 부족으로 인해 물속 생물들이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 것입니다.

○ 사이다 거품 관찰

온도가 낮을수록 더 많은 기체가 녹을 수 있다는 것은 간단한 실험으로 알 수 있습니다. 실온에 둔 사이다와 시원한 냉장고에 둔 사이다의 뚜껑을 따 보면, 실온에 둔 사이다에서 더 많은 거품이 나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사이다에는 이산화탄소가 녹아 있는데, 물의 온도가 높을수록 녹을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적어집니다. 그래서 사이다를 실온에 두면 온도가 낮은 냉장고에 둔 것보다 더 적은 양의 이산화탄소만 녹아있을 수 있습니다. 결국 녹지 못하고 남은 이산화탄소가 뚜껑을 열면 거품으로 빠져나오는 것입니다.

○ 오염된 물을 깨끗이 하려면?

오염된 물을 깨끗이 정화하려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먼저 물에 섞여 있는 오염물질을 침전시킨 다음 윗부분의 물만 걸러냅니다. 그리고 오염물질을 분해하는 약제나 미생물을 이용해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깨끗한 물로 만듭니다. 이러한 일을 하는 곳이 바로 하수처리장입니다. 하수처리장에 가면 이 과정을 차례로 볼 수 있습니다.

고희정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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