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지난주 금융당국의 경징계 처분을 받으면서 봉합되는 듯했던 ‘KB 내분 사태’가 다시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전 계열사 대표와 임원들이 22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떠난 경기 가평군 백련사 템플스테이 행사에서 이 행장만 서둘러 돌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템플스테이 행사는 21일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임 회장과 이 행장이 동시에 경징계를 받은 뒤 그동안의 갈등을 극복하고 화합하자는 취지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참석자들의 잠자리 배정을 놓고 임 회장에게만 독방이 배정되자 이 행장이 이의를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계열사 대표가 언성을 높이자 이 행장은 자리를 박차고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 관계자는 “임 회장까지 나서서 만류했지만 이 행장이 오후 10시 넘어 혼자 떠났고 남은 사람만 이튿날 프로그램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또 이 행장 측은 26일 내분의 원인이 됐던 주(主)전산 시스템 교체와 관련해 은행 정보기술(IT)본부장인 조근철 상무와 지주의 최고정보책임자(CIO)인 김재열 전무, 문윤호 IT기획부장 등 3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이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해 이사회 보고서를 고의로 왜곡했다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3명은 금감원 제재심의에서 중징계를 받았지만 이 행장은 형법상 책임까지 물어야 한다는 의견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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