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삼마도 “청정에너지 자립 섬 만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일 03시 00분


전남 해남군 화산면 삼마도가 태양광과 풍력발전 시스템을 갖추면서 전국 최초, 최대 규모의 청정에너지 자립섬이 됐다. 해남군 제공
전남 해남군 화산면 삼마도가 태양광과 풍력발전 시스템을 갖추면서 전국 최초, 최대 규모의 청정에너지 자립섬이 됐다. 해남군 제공
전남 해남과 진도 사이에 위치한 삼마도는 김과 전복 양식으로 유명한 섬이다. 상마, 중마, 하마 등 3개 섬으로 이뤄진 삼마도에는 92가구 250여 명이 산다. 삼마도는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 현장인 울돌목에서 15km 정도 떨어져 있다. 물살이 빠르고 갯벌이 발달해 양식업을 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췄다. 주민들은 양식업으로 연간 100억 원 정도 매출을 올리지만 부족한 게 하나 있다. 바로 전기다. 육지와 2.3km 떨어져 철탑을 세우기가 쉽지 않은 탓에 15년 넘게 디젤발전기로 자가발전을 해왔다. 발전 용량이 가전제품을 사용하기에도 빠듯한 하루 최대 160kW에 불과하다. 바람이 불거나 비가 오는 날이면 전기가 끊기기 일쑤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전복 양식장이나 냉동 창고에 전기를 공급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다.

○ 청정에너지 자립섬

전기 때문에 불편을 겪어오던 삼마도가 전국 최초로 청정에너지 자립섬으로 탈바꿈했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스템을 갖추고 전기저장장치까지 완비해 전기를 마음껏 쓸 수 있게 됐다.

해남군은 최근 화산면 삼마리(중마도)에 태양광발전(120kW/h), 풍력발전(30kW/h)으로 연간 38만8000kW/h의 전기를 생산하는 설비를 갖췄다. 여기서 생산한 전기를 저장하는 1200kW/h 규모의 에너지 저장장치(ESS)도 설치됐다. 기존 자가발전설비인 디젤발전기는 보조발전으로 하고 태양광과 풍력발전을 주 발전원으로 하는 새로운 전력공급체계를 구축한 것. 발전설비 시운전이 끝나고 전기안전공사로부터 사용 전 검사필증이 나오는 이달 중순부터 전기가 공급된다. 삼마도 에너지 자립섬 구축사업은 지난해 정부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탄력을 받았다. 국비 16억7000만 원 등 총 33억4000만 원을 투입해 올 5월 착공됐다. 박철환 해남군수는 “에너지 자립섬 조성으로 주민의 정주 여건 개선과 양식사업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섬 최대 숙원사업 해결

주민들은 신재생에너지 발전 시스템을 갖추게 되자 섬에 처음 전기가 들어온 것처럼 반기고 있다. 박진배 상마도 이장(63)은 “자체 디젤발전 용량이 작고 전기 공급이 자주 끊기다 보니 냉장고, TV 등 가전제품 성능이 떨어져 자주 바꿔야 했다”며 “이제 전기를 마음껏 쓰게 됐으니 섬의 최대 숙원사업이 해결된 셈”이라고 말했다.

안정적인 전기 공급으로 주민 소득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삼마도에는 어린 전복(치패)을 키우는 양식장이 없다. 치패 양식장을 가동할 만큼 전력량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인근 완도나 진도에서 치패를 구입해 해상 가두리양식장에서 2년 넘게 키워 판매한다. 박 이장은 “치패 양식장을 가동하면 연간 수십억 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소득사업용으로 전기를 싸게 쓸 수 있게 돼 주민들이 좋아한다”고 전했다.

청정에너지 자립섬이 되면서 또 하나의 선물도 받았다. 주민들은 육지와 통하는 유일한 길이 ‘뱃길’인데 정기적으로 운항하는 도선이 없어 양식장 배를 이용해 육지 나들이를 해야 했다. 해남군은 주민 편의와 청정에너지 섬을 널리 알리기 위해 추석 전 삼마도와 화산면 구성리를 오가는 도선을 투입하기로 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삼마도#청정에너지 자립섬#신재생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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