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개발 정답’ 찾아 40개국서 영남大로… ‘작은 지구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일 03시 00분


특성화사업 8개분야 350억 ‘전국1위’… 첨단 IT서 인재양성까지 골고루 선정
‘선후배 만남의 날’ 4년째 취업 가교

영남대 중앙도서관 옆 기부동산에 있는 손영자 여사 동상을 찾은 재학생들. 손 여사는 2011년 7월 66세로 숨지기 전 평생 
노점상을 하며 모은 6억4000만 원을 “인재 양성에 써 달라”며 영남대에 기부했다. 경산=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영남대 중앙도서관 옆 기부동산에 있는 손영자 여사 동상을 찾은 재학생들. 손 여사는 2011년 7월 66세로 숨지기 전 평생 노점상을 하며 모은 6억4000만 원을 “인재 양성에 써 달라”며 영남대에 기부했다. 경산=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훗날 비행기를 조종하며 영남대 캠퍼스 위를 멋지게 날고 싶죠.”

서울고를 졸업하고 영남대 항공운항계열에 진학한 남민식 씨(22)는 “꿈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어서 대학생활이 즐겁다”고 말했다. 남 씨는 파일럿이 되고 싶어 공군사관학교에 입교했다가 지난해 영남대로 다시 진학했다.

항공운항계열 학생들은 4년 동안 학비 전액을 공군장학금으로 받는다. 3학년 여름방학에는 호주에서 비행연수를 받는다.

사우디아라비아 유학생 무함마드 알바드리 씨(24)는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내년 2월 졸업 후 보장된 진로 가운데 어디를 선택해야 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고교 졸업 후 세계 최대 석유생산 회사인 아람코에서 유학비와 생활비 전액을 지원하는 장학생으로 선발된 뒤 2008년 서울대에서 한국어 연수를 받았다. 2010년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에 입학했지만 3학기를 마치고 영남대 화학공학부에 신입생으로 입학했다. 그는 “4년째 영남대에서 공부하고 생활하는 동안 한국의 공동체문화가 굉장히 매력있다고 느꼈다”며 “삶의 가능성을 열어준 영남대는 소중한 모교”라고 말했다.

이들의 이야기는 영남대의 ‘그릇’을 보여준다. 67년 동안 인재를 배출해온 전통과 저력이다.

○ 인재 육성을 위한 선후배 한마음

이들처럼 국내외 어디서 진학하든 영남대에서 몇 년을 생활하면 생각이 많이 바뀐다. 모교와 동문에 대한 애정, 선후배의 끈끈한 정이 돋아난다.

서울에 사는 동문 4만여 명은 후배들이 서울지역 취업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보고 적극적으로 나섰다. 올해 4월 김상훈 국회의원(새누리당)과 박수환 삼일회계법인 대표, 이동건 우리은행 부행장, 전재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 서울의 동문 100여 명이 영남대를 1박 2일 일정으로 찾았다. 2011년부터 매년 선후배가 만나는 행사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리더로 활동하는 선배들의 이야기는 학생들에게 살아있는 교과서이다. 이 행사를 만든 윤상현 재경동창회장(64·일신전자 대표)은 “동문끼리 챙긴다는 좁은 틀이 아니라 선배로서 경험을 들려주고 후배들은 시행착오를 줄여 큰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기업을 운영하는 동문이 출신 학과에 개인적으로 장학금을 주는 경우도 많다.

○ 8개 분야 특성화 사업 선정

영남대는 최근 교육부의 대학특성화 사업단 평가에서 8개 분야가 선정돼 5년 동안 350억 원을 지원받는다. 전국 최대 규모의 지원이다. 특성화사업은 △자동차융합부품 창의인력양성 △정보기술-에너지-생물공학 산업 맞춤형 창의화공인재양성 △지구촌상생인재양성 △소재부품창의인재양성 △드림소프트웨어인재양성 △문화융합디자인생태계조성 △다문화시대한국어문학인재육성 △의학 및 정밀화학특성화 사업 등이다. 첨단 기술분야부터 리더십까지 골고루 선정됐다.

박정희새마을대학원을 중심으로 펼칠 지구촌상생인재양성은 국제적 차원의 사회공헌 모델을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2011년 개설한 박정희새마을대학원에는 현재 40여 개국에서 유학 온 140여 명이 공부하고 있다. 지난달 이 대학원을 졸업한 남태평양 파푸아뉴기니 출신 코니시모 우노 씨(30)는 “파푸아뉴기니를 발전시킬 수 있는 ‘정답’을 새마을운동에서 찾았다”며 “고국 발전에 도움이 될 것 같아 가슴이 뛴다”고 말했다.

▼ 정책과학전공-항공운항계열-군사학과 등록금 전액 면제 ▼

수시모집 12∼18일 2769명 선발

영남대는 12∼18일 수시모집에서 2769명(정원 외 290명 포함)을 선발한다.

새마을국제개발학과는 1976년 지역개발학과로 개설 후 많은 지역개발 전문가를 배출했다. 내년에 새마을국제개발학과로 새롭게 출발한다. 우수 학생에게 1개 학기 해외연수를 비롯해 박정희새마을대학원에 유학 중인 지구촌 40여 개국 학생들과 공동연구하는 기회도 준다. 수시에서 정원 40명 중 20명을 선발한다.

세무회계학과는 올해 처음 신입생을 모집한다. 공인회계사와 세무사 자격취득 특별과정을 운영한다. 정원 60명 중 수시에서 30명을 선발한다. 지난해 개설한 경찰행정학과는 정원 40명 중 20명을 선발한다. 영남대는 경찰청장 2명, 지방경찰청장 6명을 배출했다.

천마인재학부 정책과학전공은 신입생 전원에게 입학금과 4년 등록금을 전액 면제해준다. 학기마다 교재비 120만 원과 해외 단기연수 1회 비용을 지원한다. 정원 30명 중 15명을 선발한다.

인문자율전공 항공운항계열은 지난해 인문사회 계열로는 국내 처음으로 공군조종사가 되는 길을 열었다. 입학생 전원에게 4년 등록금을 면제하고 학기별 교재비 60만 원, 해외단기연수 1회 비용을 지원한다. 졸업 후 공군장교로 임관하게 된다. 정원 20명 중 14명을 선발한다. 군사학과도 입학생 전원에게 4년간 학비 전액을 지원한다. 졸업 후 육군 장교로 임관된다. 정원 40명 중 24명을 수시에서 선발한다.

경산=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영남대학교#지구촌#특성화사업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