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대학의 67.6%인 100개 대학이 개강한 1일 오전 8시 30분경 서울 지하철 4호선 사당역. 경기도에서 서울로 온 대부분의 광역버스는 승객을 가득 태우고 있었다. 1교시 수업을 듣기 위해 아침 일찍 버스에 오른 대학생들이 몰리면서 버스 통로는 입석 승객들로 붐볐다. 강남역 상황도 비슷했다. 버스 전면에는 ‘잔여 좌석 없음’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지만 입석 승객들로 꽉 차 있었다. 당초 우려됐던 교통 혼잡 등 ‘개강 교통 대란’은 없었다. 그러나 입석 승객으로 가득한 버스는 ‘안전 강화’가 또다시 뒷전으로 밀렸다는 것을 보여줬다. 세월호 참사로 대중교통 안전 문제가 촉발되자 국토교통부는 7월 16일 ‘광역버스 입석 금지’를 전면 시행했다. 고속도로에서 접촉사고만 나도 입석 승객은 큰 부상을 당할 위험성이 크기 때문. 그러나 시행 첫날부터 ‘현실을 무시한 탁상행정’이라는 비난이 빗발쳤고, 결국 국토교통부는 충분한 버스 공급과 환승 시스템이 갖춰질 때까지는 ‘탄력적 입석 운영’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입석 금지가 무용지물이 되면서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 재현되고 있다. 1일 오전에는 미국프로야구 LA다저스 류현진 선수의 선발 출장 경기가 있었는데 일부 입석 탑승객은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시청을 위해 한 손에는 휴대전화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아슬아슬하게 손잡이를 붙잡고 있었다. 안전띠 착용 의무화도 지켜지지 않았다.
상황이 이런데도 당국은 광역버스 안전 문제와 관련한 근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교통 혼잡과 안전 확보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다 보니 해결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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