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시 융건릉(사도세자와 정조의 무덤)이 택지개발로 훼손될 위기에 있다며 민간단체인 정조대왕문화진흥원(이하 진흥원)이 유네스코 본부에 실사를 요청했다. 진흥원은 세계문화유산 조선왕릉(융건릉) 연계유적 보전 현지실사요청서를 유네스코에 지난달 22일 제출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은 LH가 2006년부터 융건릉 인근에 고층 아파트 등 3080채를 건립하는 태안3지구 개발사업에 착공한 이후 1800년에 조성된 정조대왕 초장지(처음 묻힌 곳)의 봉분터가 국립문화재연구소에 의해 확인된 만큼 개발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진흥원 관계자는 “2007년부터 정조대왕 초장지를 포함한 융건릉의 사적 확대 지정을 문화재청과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에 요청해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유네스코 본부에 직접 실사를 요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조선왕릉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시 한국 정부가 합의한 보존 약속을 위반하고 있다며 정부에도 조치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융건릉 훼손과 정조 초장지 문화재 보존 논란은 태안3지구가 융건릉과 사도세자의 명복을 기리기 위해 중건한 용주사, 정조가 농업용수를 확보하려고 축조한 만년제 등 유적지 한가운데 놓여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건릉으로 이장하기 전 정조의 초장지와 재실, 정자각 터가 발견되면서 보존여론이 확산됐다. 진흥원은 전주 이씨 대동종약원, 정조대왕기념사업회, 용주사 등이 참여해 지난해 5월 발족했다. 용주사 전 주지 정호스님은 “융건릉 일대는 정조대왕의 효심이 어린 역사적인 유적이 많은 곳으로 국내 효 문화 확산을 위해서도 보존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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