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고량주 4,800병이 중국음식점-술집서 판매됐다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4일 16시 11분


중국동포로 2007년 한국국적을 취득한 이모 씨(46)는 올 4월 돈을 벌게 해주겠다며 평소 알고 지내던 중국동포 문모 씨(27)와 서모 씨(46)를 불러 모았다. 지난해 말부터 중국동포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진 L고량주의 가짜 제품을 만들자는 이야기였다.

가짜 술 제조는 아이디어를 낸 이 씨가 전담했다. 이 씨는 경기 안산시 단원구 외딴 곳에 있는 한 컨테이너 박스에서 물 2L과 싸구려 중국술 13.5L를 섞는 방식으로 가짜 술을 만들었다. 중국 보따리상을 통해 병뚜껑, 포장지를 들여와 가짜 술을 진품인 양 꾸몄다. 문 씨는 중국동포가 몰리는 경기 안산시, 서울 구로구의 중국음식점, 술집을 돌며 가짜 술을 판매했고 서 씨는 가짜 술 제조에 필요한 빈 병 수거를 맡았다. 6월까지 두 달간 총 4800여 병(4000만 원 상당)의 가짜 술을 유통시켰다.

이들의 범행은 중국 동포들이 몰리는 음식점의 고량주 향이 진품과 다르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에 의해 덜미가 잡혔다. 경찰이 압수품 중 일부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감정한 결과 가짜 술은 진품과 도수 및 성분 함량 등에서 차이를 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진짜에 비해 포장지의 구름 문양이 선명하고 병마개 안쪽에 금형번호가 없는 등 외관에서도 차이가 났다"고 말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상표법·식품위생법 위반 등의 혐의로 이 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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