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국방부 장관 앞으로 흉기와 협박편지 등이 담긴 괴(怪)소포가 발송돼 군과 경찰이 합동 수사에 착수했다.
5일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오후 11시 9분경 서울 은평구 연신내동의 모 편의점에서 ‘이태원로 22/용산 3가 한민구’라고 수신처가 적힌 소포(종이상자)가 택배로 접수됐다. 이 소포는 배송 중 부정확한 주소 표기로 28일 모 택배사의 은평지점으로 반송된 후 재포장 과정에서 식칼 등이 발견되자 군 당국에 신고됐다.
군 관계자는 “소포에는 32cm 길이의 식칼과 20g의 백색가루, 협박편지가 들어 있었다”며 “백색가루는 밀가루로 판명 났다”고 말했다. 식칼의 양쪽 날에는 ‘한민구’ ‘처단’이라는 붉은색 글씨가 각각 적혀 있었다.
‘국제평화행동단’ 명의로 작성된 협박편지에는 한 장관의 대북 강경발언을 비난하면서 그와 가족의 신변을 위협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왼손으로 쓴 듯한 편지는 “그놈의 주둥이를 함부로 놀려 기어이 한반도에 핵전쟁의 불구름을 불러오느냐. 네놈을 그냥 두고서는 우리 국민이 다 죽을 것 같아 처단하기로 결심했다’ ‘네놈과 네놈의 집, 가족들 동태를 상상이 허락하지 않는 방법으로 파악, 장악하는 작업에 돌입했다”고 한 장관을 협박했다. 또 “우리의 심장에는 네놈을 정리하여 민족의 안전을 지키자는 투지가 용암처럼 끓고 있다” “우리가 심장의 용암을 터칠(터뜨릴) 수 있게 한 번 더 게거품을 물고 헛소리를 지껄여주길 바란다”고 위협했다. 군은 북한의 주장과 용어를 답습한 점으로 대공 용의점을 조사하는 한편 한 장관 가족에 대한 신변보호 조치에 착수했다.
군 수사당국은 괴소포가 발송된 편의점의 폐쇄회로(CC)TV에 찍힌 용의자를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이 영상에는 검은색 상하의에 검은 모자를 눌러쓰고, 검정 뿔테 안경을 낀 신장 175cm의 건장한 남성이 이 소포를 접수하는 모습이 찍혀 있다. 20, 30대로 보이는 이 남성은 편의점 직원에게 “(택배로) 부쳐주세요”라고 말한 뒤 가게를 빠져나갔다고 한다. 편의점 직원은 군경 조사에서 용의자의 말투나 행동에서 특이한 점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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