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국방장관 협박 怪소포… 가족 신변도 위협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6일 03시 00분


편지-식칼-백색가루 넣어… 軍, CCTV에 찍힌 용의자 추적

한민구 국방부 장관 앞으로 괴소포를 보낸 용의자가 지난달 24일 서울 은평구 연신내동의 한 편의점 폐쇄회로(CC)TV 화면에 찍힌 모습. 20, 30대로 추정되는 용의자가 계산대 앞에서 택배를 접수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한민구 국방부 장관 앞으로 괴소포를 보낸 용의자가 지난달 24일 서울 은평구 연신내동의 한 편의점 폐쇄회로(CC)TV 화면에 찍힌 모습. 20, 30대로 추정되는 용의자가 계산대 앞에서 택배를 접수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한민구 국방부 장관 앞으로 흉기와 협박편지 등이 담긴 괴(怪)소포가 발송돼 군과 경찰이 합동 수사에 착수했다.

5일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오후 11시 9분경 서울 은평구 연신내동의 모 편의점에서 ‘이태원로 22/용산 3가 한민구’라고 수신처가 적힌 소포(종이상자)가 택배로 접수됐다. 이 소포는 배송 중 부정확한 주소 표기로 28일 모 택배사의 은평지점으로 반송된 후 재포장 과정에서 식칼 등이 발견되자 군 당국에 신고됐다.

군 관계자는 “소포에는 32cm 길이의 식칼과 20g의 백색가루, 협박편지가 들어 있었다”며 “백색가루는 밀가루로 판명 났다”고 말했다. 식칼의 양쪽 날에는 ‘한민구’ ‘처단’이라는 붉은색 글씨가 각각 적혀 있었다.

‘국제평화행동단’ 명의로 작성된 협박편지에는 한 장관의 대북 강경발언을 비난하면서 그와 가족의 신변을 위협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왼손으로 쓴 듯한 편지는 “그놈의 주둥이를 함부로 놀려 기어이 한반도에 핵전쟁의 불구름을 불러오느냐. 네놈을 그냥 두고서는 우리 국민이 다 죽을 것 같아 처단하기로 결심했다’ ‘네놈과 네놈의 집, 가족들 동태를 상상이 허락하지 않는 방법으로 파악, 장악하는 작업에 돌입했다”고 한 장관을 협박했다. 또 “우리의 심장에는 네놈을 정리하여 민족의 안전을 지키자는 투지가 용암처럼 끓고 있다” “우리가 심장의 용암을 터칠(터뜨릴) 수 있게 한 번 더 게거품을 물고 헛소리를 지껄여주길 바란다”고 위협했다. 군은 북한의 주장과 용어를 답습한 점으로 대공 용의점을 조사하는 한편 한 장관 가족에 대한 신변보호 조치에 착수했다.

군 수사당국은 괴소포가 발송된 편의점의 폐쇄회로(CC)TV에 찍힌 용의자를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이 영상에는 검은색 상하의에 검은 모자를 눌러쓰고, 검정 뿔테 안경을 낀 신장 175cm의 건장한 남성이 이 소포를 접수하는 모습이 찍혀 있다. 20, 30대로 보이는 이 남성은 편의점 직원에게 “(택배로) 부쳐주세요”라고 말한 뒤 가게를 빠져나갔다고 한다. 편의점 직원은 군경 조사에서 용의자의 말투나 행동에서 특이한 점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한민구#국방장관#백색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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