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캠프워커에 도서관 스포츠센터 재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2일 03시 00분


대구 남구, 숙원사업 속도전… “힘든 재정 상황 이겨낼 것”

대구 남구 미군부대 캠프워커 헬기장 개발사업이 속도를 낸다. 남구는 11일 “다음 달부터 미군부대 헬기장 부지에 대규모 공원 조성과 시립도서관 건립 타당성 조사를 해 이르면 내년 초 사업 계획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은 권영진 대구시장이 최근 남구 대명동 주민자치센터에 현장시장실을 열면서 나왔다. 권 시장은 “도서관 건립은 예산 500여억 원이 드는 만만찮은 사업이지만 수십 년간 미군부대로 피해를 본 주민을 위해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캠프워커 부지는 1921년 일제강점기 때부터 경비행장과 탄약고 등이 있는 군사기지로 사용하던 곳이다. 광복 후 한국군이 주둔했고 6·25전쟁 때는 미군기지로 쓰였다. 이후 현 미군부대가 주둔해 사용하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지금까지 이곳 헬기 이착륙 소음 등으로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반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은 1995년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을 논의하면서다. 양국은 2002년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 협정을 맺었고 2009년 캠프워커 헬기장과 동편 활주로 부지를 반환하기로 결정했다. 반환 시기는 2016년 상반기로 예정돼 있다. 부지 면적은 2만8050m²다. 차태봉 미군헬기소음피해대책위원장은 “60여 년간 소음 피해와 주변 개발제한으로 동네가 폐허처럼 변하고 있다. 도시재생사업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시와 남구는 주민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추가 예산을 마련하고 있다.

남구의 숙원사업이 하나씩 해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2008년부터 예산 사정으로 미뤄진 앞산스포츠센터는 대구시와 협의해 재추진할 계획이다. 앞산순환도로 동쪽 입구 총면적 2만여 m²에 헬스장과 체육관을 갖춘 복합문화시설로 만들 예정이다. 이날 권 시장은 “대구시민 모두가 이용하기에는 규모가 작은 것 같다. 남구와 함께 여러 활용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20여 년 동안 사업이 지지부진했던 영남이공대 북편 도로(폭 8m, 길이 200m)는 올해 10월 개통할 예정으로 공사가 한창이다. 그동안 캠퍼스 서편 진입도로밖에 없어 일대 교통정체가 자주 발생했다.

미군부대 캠프헨리 남쪽 도로(폭 8m, 길이 108m)도 내년 3월 착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이곳은 1980년대 도시 확장에 따른 도로 개통 계획이 있었지만 예산이 없어 공사를 못했다. 남구 관계자는 “정부와 대구시의 특별교부세로 사업비 15억 원을 확보해 조만간 땅 보상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초지자체 상당수가 재정 여건 때문에 자체 사업을 벌일 여력이 부족하지만 남구의 사정은 다르다. 현재 재정자립도는 전국 최하위 수준인 10.12%(전국 평균 44.8%)이지만 정부의 공모 사업 선정과 특별교부세 확보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다. 2010년부터 한 해 평균 신규 사업 10여 건에 특별교부세 200여억 원을 확보하고 있다. ‘앞산 맛둘레길’ ‘문화예술거리 생각대로(大路)’ ‘카페마을 녹색길’ 등은 대표적 성공 사례다. ‘절약=예산’을 목표로 구청 직원 500여 명이 한마음으로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고 깐깐한 살림살이를 하는 것도 한몫한다. 매년 평균 10억여 원을 아낀다. 임병헌 남구청장은 “힘든 재정 상황을 이겨내고 지자체 역할을 해내는 것이 자치행정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미군부대 캠프워커 헬기장#도서관#스포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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