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탑 돈봉투’ 청도경찰서장 수사 착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3일 03시 00분


경찰청, 직위 해제… 수사팀 급파

경찰청이 송전탑 건설을 반대해 온 지역 주민들에게 돈 봉투를 돌려 물의를 일으킨 이현희 경북 청도경찰서장을 직접 수사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이 서장을 직위 해제하고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수사관들을 현장에 급파해 돈 봉투 살포 사건 수사를 시작한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이 전 서장이 지역 주민에게 돈 봉투를 전달한 과정과 돈의 출처 등을 수사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할머니들에게 나눠준 1700만 원의 출처로 알려진 한국전력 대구경북건설지사에 대한 수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 지사 직원들은 “개인 돈을 출금해 경찰에 줬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도 345킬로볼트(kV) 송전탑 반대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대구 북구 경북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떠한 경위를 통해 돈 봉투 사건이 발생했는지 사실관계를 정확히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할머니 5명은 경북경찰청 민원실을 찾아 100만 원이 든 봉투 2개와 300만 원이 든 봉투 2개 등 총 800만 원을 돌려줬다.

돈 봉투가 추가로 전달된 사실도 드러났다. 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는 “2일 이모 할머니의 딸에게 경찰 직원이 100만 원이 든 봉투를 전달한 일이 추가로 확인됐다”며 “현재 이 할머니가 치료 때문에 부산에 계시는데 집으로 돌아오면 돈을 돌려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할머니가 먼저 돈을 요구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대책위는 “농성 때문에 병이 났는데 돈이 없어 병원에 가지 못한다고 한 발언을 경찰이 잘못 이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서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할머니가 돈을 요구한 것은 아니다. 2일 농성장 인근 파출소에 찾아와 ‘2년 전 집회 때 다쳐서 한전이 치료비 100만 원을 주기로 했는데 안 준다’고 하소연을 해 한전 측에 사연을 전달하고 받아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재명 jmpark@donga.com / 청도=장영훈 기자
#경찰청#송전탑#돈봉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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