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조성계획 승인고시’를 받은 ‘인천 송도관광단지’가 착공조차 못한 채 내달 9일 실효(失效)를 앞두고 있어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송도관광단지 사업시행자인 인천도시공사(사장 유영성·이하 공사)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개별 토지주 사업개발이 여의치 않아 관광단지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태”라고 17일 밝혔다. 그러나 송도관광단지 4블록의 대토지주인 인천도시관광㈜과 5블록 토지주협의회는 “송도관광단지 개발 무산은 민원 발생을 우려한 공사의 무사 안일주의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인천 연수구 옥련동 옛 송도유원지 해수욕장 일대 송도관광단지 4블록은 2011년 8월 말 송도관광단지 개발에 따라 매립돼 현재 중고차 수출단지가 들어서 있다. 총 22만4400m² 규모로 인천도시관광이 70%, 공사가 30%의 지분을 갖고 있다. 그런데 최근 공사는 4블록 6만6000m² 용지에 창고형 할인마켓인 ‘코스트코’를 유치하겠다는 인천도시관광의 사업계획을 무시한 채 ‘사업협의’를 해주지 않아 700여억 원에 달하는 외자유치를 무산시켰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관광진흥법상 블록별 토지주협의회(토지주)는 도시공사(사업시행자)와 ‘사업협의’를 거쳐야 사업에 들어갈 수 있다.
지난해 11월 27일 코스트코 관계자와 인천도시관광 측은 인천시, 공사를 잇달아 방문해 코스트코 입점을 논의했다. 재래시장과의 거리 문제를 지적하자 1km 이상 떨어져 있는 4블록 내 다른 용지를 대안으로 제시해 문제를 해결했다. 이어 공사가 지적한 코스트코와 연결되는 도로(2-9호선) 개설 및 비용(200억 원)도 인천도시관광, ㈜대우송도개발(옛 대우자판), 인천시와 협의해 해결하기로 했다.
이를 근거로 올 2월과 4월 2차례에 걸쳐 송영길 전 인천시장의 측근인 공사 민경석 관광사업본부장에게 전달했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사업협의를 해주지 않았다. 이에 따라 재정난을 겪는 공사가 지분(30%)에 따라 210억 원을 챙길 기회를 스스로 포기했다는 비난이 나온다. 민 본부장은 “코스트코와 인천도시관광이 토지 매매가격을 놓고 협상이 잘 안 돼 사업이 무산된 것으로 알고 있다”는 엉뚱한 답변만 늘어놨다.
공사의 횡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관광단지 5블록 토지주들에게 2013년 3월 2회에 걸쳐 사업 시행을 촉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인천도시관광과 토지주 10여 명은 2013년 1월 5블록 자체 소유 터에 골프연습장을 비롯한 근린생활시설을 짓겠다는 협의공문을 공사에 보냈다.
그러나 공사는 골프연습장 설치는 인근에 동일 시설이 있어 사업협의가 어렵다고 밝혔다. 이후 공사의 요구에 따라 7개월간 총 8차례의 걸쳐 업무협의와 20여 차례의 서류 보완을 했지만 사업협의는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개별 토지주와 인천도시관광이 시위를 벌이며 항의하자 유 사장과 민 본부장은 ‘복합스포렉스 몰’로 사업계획을 바꾸면 재협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해 8월 27일 재차 암벽등반시설, 체육관을 포함시킨 사업계획서를 제출했지만 용역비 부담 등 온갖 이유를 들어 ‘사업협의’를 해주지 않고 있다.
인천도시관광을 비롯한 5블록 일부 토지주는 “주인 의식 없이 자리만 보전하려는 공사 간부 공무원들의 행태를 보면 복지부동은 물론이고 ‘관피아’라는 말이 왜 생겼는지 이해가 된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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