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공판서 유족들 만난 임병장 부친 “차마 용서해달라는 말을 못하겠다”
변호인 “따돌림 탓” 유족 “사실무근”
18일 강원 원주시 육군 제1야전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 강원 고성군 육군 22사단 일반전방소초(GOP)에서 총기를 난사해 5명을 살해한 피의자 임모 병장(22)의 첫 공판이 열렸다.
이날 공판에서 먼저 군 검찰은 “소대 동기 등이 별명을 부르고 후임이 경례를 하지 않자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해오다 자신을 희화화한 그림을 본 뒤 격분해 소초원 모두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수류탄을 던지고 소총을 발사했다”며 공소사실을 10여 분간 낭독했다. 이어 재판부가 “공소사실을 인정하느냐”고 묻자 임 병장은 “대체로 맞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나 임 병장의 변호인은 “선임과 간부들이 놀려 스트레스를 받고 모멸감을 느꼈다. 또 후임들마저 집단 따돌림을 한 게 사건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법정에는 임 병장의 부모와 피해자 유가족 등 10명과 임 병장의 동기로 사건 당시 수류탄 파편상을 입었던 김모 씨(23)가 참석해 방청했다. 김 씨는 지난달 만기 전역했고 같이 복무했던 쌍둥이 동생은 팔 관통상을 입어 현재까지 치료 중이다.
재판 직후 임 병장의 아버지(55)는 유가족을 만나 “차마 용서해달라는 말을 못하겠다. 정말 죄송하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유가족 대표 권모 씨(52)는 “서로 용서해야 한다. 임 병장 부모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짠하다. 임 병장의 목숨은 살리고 싶다. 다만 변호인 측이 자꾸 따돌림을 문제 삼는데 부대 내에서 이런 일은 결코 없었던 것으로 안다. (이런 주장은) 희생된 병사와 가족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임 병장의 동기 김 씨도 “임 병장에 대한 따돌림은 없었다. 다른 사람과 못 어울린 것뿐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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