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물에 사는 ‘붉은귀거북’ 서귀포항 앞바다서 처음 발견
수입금지 외래종… 천지연폭포 일대서 매년 20마리 포획
세계적인 스쿠버다이빙 포인트인 제주 서귀포항 앞바다 문섬 주변 물속에서 외래종 붉은귀거북이 목격됐다. 13일 오후 3시경 태평양다이빙스쿨 김병일 대표(56)는 울긋불긋하게 돋아난 연산호 사이로 스쿠버다이빙 체험 관광객들을 안내하다 특이한 거북을 발견했다. 등 길이가 30cm가량인 이 거북은 혼자 유영하면서 호흡을 위해 수면으로 떠올랐다가 수심 20m까지 잠수했다.
김 대표는 “스쿠버다이빙을 하면서 거북을 만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열심히 따라다녔다. 평소 사진이나 자료에서 보던 바다거북이 아니었다. 공기가 모자라 더이상 함께하지 못하고 30분가량 관찰하다가 나왔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사진을 확인한 결과 붉은귀거북이었다.
호수, 강 등 민물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붉은귀거북이 제주 부근 바다에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거북으로도 불리는 붉은귀거북은 원산지가 미국인 외래종으로 어린 물고기를 잡아먹는 잡식성이다. 이번 문섬 수중에서 확인된 붉은귀거북은 이곳에서 2km가량 떨어진 서귀포항 부근 천지연폭포에서 흘러나왔을 가능성이 높다. 민물에서 생활하던 붉은귀거북이 먹이를 찾기 위해 바다로 나와 적응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귀포시 윤용택 문화재팀장은 “스쿠버다이버의 지원을 받아 천지연폭포 일대에서 해마다 20여 마리의 붉은귀거북을 포획하지만 개체수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붉은귀거북은 2001년 12월 ‘생태계위해외래동식물’로 지정돼 수입이 금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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