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주니어를 위한 사설 따라잡기]스코틀랜드는 민족감정보다 경제안정을 택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4일 03시 00분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가 역사적으로 서로에게 품어온 좋지 않은 감정은 뿌리가 깊다. 현재 스코틀랜드는 영국을 구성하는 4개의 왕국 중 하나지만 스코틀랜드는 켈트족, 잉글랜드는 앵글로색슨족으로 그 뿌리가 다르다. 1500년 전 영국 본토를 차지하고 있던 켈트족을 앵글로색슨족이 북쪽으로 몰아냈다. 이후 스코틀랜드는 잉글랜드의 지배와 간섭 아래 있었다. 1296년 에드워드 1세가 전리품(전쟁 때 적에서 뺏은 물품)으로 가져와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안치한 스코틀랜드 왕국 권위의 상징인 ‘야곱의 돌’을 밟고 역대 잉글랜드 왕들은 대관식을 치렀다. 스코틀랜드의 민족적 자존심이 얼마나 상했을지 짐작이 된다. 스코틀랜드는 1328년에 독립을 했지만 1707년 다시 잉글랜드와 합쳐졌다.

그럼에도 스코틀랜드는 18일 분리 독립 주민투표에서 ‘독립 반대’ 55.3%, 찬성 44.7%로 영국 연방에 남기를 선택했다. 6일만 해도 독립 찬성 여론이 반수를 넘겨 세계를 긴장시켰지만 뚜껑을 열자 그동안 나서지 않았던 ‘㉠침묵의 군단’, 안정을 바라는 사람들이 막판 뭉쳤음이 드러났다.

같은 나라가 된 지 307년 만에 치러진 이번 선거는 ㉡과거 대 미래, ㉢지역감정 또는 ㉣민족주의 대 경제안정의 대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리 독립을 하자는 법안이 부결(안건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함)된 것은 스코틀랜드 사람들이 과거의 상처나 정치인의 포퓰리즘(대중의 인기를 얻는 것이 목적인 정치적 행태) 약속에 매달리기보다는, 영국이라는 큰 우산 속에서의 경제적 이익을 누리고 자치를 넓히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석유경제학자 출신인 앨릭스 샐먼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독립할 경우 북해 유전(석유가 나는 곳)에서 나오는 돈으로 더 풍요롭게, 더 공평하게 복지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독립이 만약 된다면 파운드화(영국의 화폐)를 쓸 수 없게 되고, 유럽연합(EU) 가입이 불투명해지며, 석유로 인한 수입도 떨어질 수 있다는 현실적 문제가 떠올랐다. 결국 스코틀랜드는 ㉤가슴보다 머리로 판단했다. 1921년 영국에서 독립하고도 오랫동안 가난했던 아일랜드가 반면교사(反面敎師·부정적인 면에서 배움)가 됐을 것이다.

선거는 끝났지만 잉글랜드에 못 미치는 스코틀랜드의 경제 수준은 여전히 꺼지지 않는 불씨로 남았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으나 스코틀랜드에 ‘만약 독립을 하지 않기로 한다면 많은 지원을 해주겠다’고 한 약속 때문에 잉글랜드의 불만이 높아져 정치적 미래를 예측할 수 없게 됐다. 정치는 결국 경제에 달렸음을 스코틀랜드가 일깨워준 셈이다.

동아일보 9월 20일자 사설 재정리       
       
▼ 사설을 읽고 다음 문제를 풀어보세요 ▼

1. 스코틀랜드, 영국, 잉글랜드의 관계를 집합기호로 나타냈을 때 옳은 것을 고르시오.

① 스코틀랜드⊂잉글랜드

② 잉글랜드⊂스코틀랜드

③ 영국⊂잉글랜드

④ 스코틀랜드⊂영국

2. 본문에 표시된 ㉠∼㉤ 가운데 ‘스코틀랜드 독립 찬성’ 쪽과 관계없는 단어를 고르세요.

3. 영국 이외에 분리 독립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 나라를 찾아보고, 그 배경에 대해 조사해보세요.


김보민 동아이지에듀 기자 g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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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독립#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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