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4호선 이수역(총신대입구역) 당고개 방면 승강장에서 사망사고가 일어났다. 25일 지하철을 타려던 80대 할머니가 전동차와 스크린도어(안전문) 사이에 끼어 숨진 것. 사고 원인을 두고 '무리한 승차'와 '안전관리 소홀'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광흠 서울메트로 홍보실 차장과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객원연구위원은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사고가 일어난 원인과 재발 방지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김광흠 차장은 사고가 일어난 과정에 대해 "열차가 출발하려는데 80대 할머니가 뒤늦게 열차에 타려고 했다. 전동차 문이 닫히니까 급한 마음에 문에 지팡이를 끼워 놓은 것"이라며 "지팡이가 얇다보니 전동차 문이 닫힌 걸로 인식, 열차를 출발시키는 바람에 발생한 사망사고"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설치된 스크린도어는 오작동된 상황. 그는 "할머니가 서 계신 동안에 스크린도어는 닫히지 않았다. 다른 데는 모두 닫혔는데 그 구역 문은 열려져 있었다"고 전했다.
스크린도어가 닫히지 않은 것을 알고도 열차가 출발한 것도 의문점이다. 그 이유는 "스크린도어가 모두 닫히면 차장석에 표시등이 켜진다. 문 하나가 안 닫힌 걸로 표시가 정상적으로 됐으나, 직원과 비슷한 옷차림을 한 분이 근처에 있는 걸 보고 (고장난 스크린도어를 확인하는) 직원이라고 오해를 한 것"이라고 착오로 빚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스크린도어가 열려 있어도 자체 판단에 의해 출발이 가능한 시스템 때문이기도 하다. 1, 3, 4호선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2호선의 경우 스크린도어가 닫히지 않으면 열차가 출발하지 못하게 돼 있어 한 단계 더 조작을 거쳐야 한다고.
박흥수 철도정책객원연구위원은 비슷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으려면 지하철의 시스템과 인력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팡이가 꼈는데 열차 문이 닫힌 것에 대해 "열차의 센서가 인식하는데 한계가 있다. 센서의 정밀도를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스크린도어 오작동은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며 빈번한 스크린도어 오작동을 지적했다.
안전을 관리할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도 문제다. 박 연구위원은 "일본은 역무원이 승강장에서 기관사나 차장이 감지 못하는 경우를 발견해 열차 출발을 못하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경우 승강장에 역무원이 거의 배치되지 않고 있다. 경영효율화, 인건비 절약 차원에서 오히려 차장, 승무원을 줄이는 추세다. 역무원을 배치하면 인건비가 증가, 공기업 방만경영이라는 비판을 받는다"고 일본과 한국의 실정을 비교했다.
그는 "안전에 들어가는 돈은 투자의 개념으로 봐야한다. 공기업 경영 정상화 문제 속에서 안전문제는 부차적으로 여겨지는 게 아닌가 한다"면서 안전의식 재고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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