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중령 영내서 의문의 죽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7일 03시 00분


대구 제2작전사령부 야산서 발견… CCTV 사각지대… 목엔 흉기 흔적

군 사령부 영내에서 영관급 장교가 목에 큰 상처를 입고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해 군 수사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26일 대구 수성경찰서와 육군 제2작전사령부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경 사령부 영내 야산에서 이 부대 소속 김모 중령(44)이 숨져 있는 것을 군 수색대가 발견했다. 김 중령의 목 부위에는 15cm가량 크게 베인 흔적이 있었다. 시신이 발견된 곳은 관사에서 150m 떨어져 있으며, 산책길에서 크게 벗어나 있는 데다 수풀이 우거져 장병들이 평소 잘 다니지 않는 곳이다. 폐쇄회로(CC)TV의 시야에도 들어오지 않는 곳이다. 2작전사령부 관계자는 “김 중령이 구태여 사람의 왕래가 적은 그곳까지 간 이유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또 흉기는 김 중령이 숨진 곳에서 약 2.5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군과 경찰이 함께 1차 현장 감식을 벌인 결과 관사와 야산 주변에서 싸움을 하거나 끌려간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

김 중령은 이날 오전 5시 50분경 출근을 한다며 관사를 나섰으나 출근하지 않았다. 6시 10분경 목욕탕 근처를 지나는 마지막 모습이 CCTV에 찍혔다.   

▼ 지휘-통신 특수분야 실무… 軍, 타살 가능성 수사▼


시신이 발견된 야산은 관사와 목욕탕 사이에 있다. 그의 아내는 오전 10시 5분경 “남편이 보이지 않는다”며 부대에 신고했다. 군은 이때부터 119구조대와 경찰 등의 협조를 얻어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하면서 수색에 나서 시신을 발견했다.

김 중령은 2작전사령부 참모부에서 지휘·통신계통 특수 분야의 실무를 담당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부서들의 정보통신 계획을 보고받아 효과를 분석하고 이를 상부에 보고하는 역할이다. 군 관계자는 “정보통신 분야의 2작전사령부 대표자라고 이해하면 된다. 어제(25일)까지 업무는 평소대로 모두 처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군 헌병대는 자살과 타살 가능성 모두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또 가족과 동료 등을 상대로 최근 그의 행적을 탐문하고 있다. 2작전사령부 관계자는 “김 중령이 과도한 빚이 있거나 처지를 비관한 정황, 동료와 불편한 관계가 있었는지는 드러나지 않았다”며 “부검을 통해 자세한 사인을 밝힐 방침”이라고 말했다.

2작전사령부는 후방의 모든 육군 부대를 총괄하고 있다. 군 당국은 일반 부대가 아닌 주요 지휘부가 있는 영내에서 영관급 장교가 숨진 채 발견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2작전사령부는 평소 일반인 출입이 극히 제한된 곳”이라며 “사망 원인은 수사를 해야 알 수 있겠지만 사령부에서 이런 사건이 벌어져 난감하다”라고 밝혔다. 수성경찰서 관계자는 “휴대전화 최종 발신지가 군부대 안이라서 시신으로 발견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중령#사각지대#CCTV
  • 좋아요
    1
  • 슬퍼요
    1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1
  • 슬퍼요
    1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