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10개 부두운영사 1개로” 업계 “일방 결정… 空洞化 가속”
2015년 단일 운영사 출범 계획
해양수산부가 최근 ‘인천항 내항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이유로 재개발사업과 10곳에 이르는 부두 운영회사의 통합을 강제로 추진하면서 항만물류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1974년 현대식 갑문을 설치해 완공한 내항은 자동차와 양곡, 잡화 등 8개 부두에 딸린 38개 선석(船席)을 10개사가 나눠 임차해 운영하고 있다.
28일 인천항만공사(IPA)에 따르면 내항의 연간 화물 처리 능력은 약 4019만 t. 그러나 지난해 실적은 3051만 t에 그치는 등 매년 물동량이 줄고 있다. 10개사의 적자도 2009년 100억여 원에서 2013년 280억여 원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이와 관련해 해수부는 내항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기존 10개사를 한 회사로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통합과 함께 부두별 기능을 전문화하는 항만 재배치 사업 등으로 서비스 수준과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대신 10개사에 연간 매출에 따른 지분을 줘 모두 주주로 참가시킬 방침이다. 해수부는 12월까지 10개사의 지분 참여율과 인력 및 장비 통합에 따른 개편안을 확정한 뒤 내년 1월에 단일 운영사 모집 공고를 내고, 내항 임대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10개사와 300여 개 협력업체 등은 “해수부가 내항의 운영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부두 운영회사 통합을 추진하면서 사전에 협의를 하지 않았다”며 일방통행식 결정에 반대하고 있다.
우선 부산항과 광양항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정부의 ‘투 포트(Two Port)’ 정책에 따라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내항의 공동화(空洞化)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실상 주인이 없는 회사나 마찬가지인 통합 운영사의 소극적인 영업 행태로 내항의 물동량이 계속 줄어들 거라는 설명이다. 또 지난해 5월 IPA와 5년간 임대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일방적 계약 파기는 불법이라고 강조한다.
통합 운영사가 출범하면 10개사에서 각각 근무하는 인천항운노조원(600여 명)을 제외한 관리, 운영, 영업직 1200여 명에 대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대량 실업이 우려된다. 적자 운영을 벗어나기 위해 비용 절감을 명분으로 내세우는 통합 운영사는 업무가 중복되는 인원은 채용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적지 않은 직원이 해고될 수 있다는 것. 이는 10개사와 협력업체의 매출 감소와 폐업 등으로 이어져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남흥우 인천경실련 공동대표는 “내항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진두지휘하며 건설한 인천항의 모체”라며 “박근혜 정부가 민간 기업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규제 완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 전념하고 있는데 해수부가 이에 역행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IPA 관계자는 “물동량이 감소하는 내항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재개발과 통합 운영사 출범이 필수적”이라며 “12월까지 10개사와 협의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해수부는 지난해 잡화를 하역하는 내항의 1, 8부두(면적 29만 m²)를 400억 원을 들여 재개발해 상업시설과 공원, 광장 등을 조성하는 사업을 내년부터 시작하기 위해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용역을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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