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인 5명, 위조카드로 1억2000만원어치 긁다가…

"루마니아에도 한류 열풍이 세게 불어서…. 한국에 와 보고 싶었어요."

경찰 앞에 앉은 루마니아인 5명의 한국행 이유는 간단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지난 7월과 9월 한국에 입국, 위조한 신용카드로 서울 강남 백화점의 명품관 등지에서 1억2000만 원 상당의 물품을 구입한 혐의(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로 루마니아인 D 씨(27) 등 5명을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자국에서 택시기사, 연탄공장 직원 등으로 일하던 이들은 한 범죄조직으로부터 "한국에 가 신용카드로 명품을 사 돌아오면 구매대금의 10%를 수고비로 주겠다"는 말에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국내에선 헝가리, 스페인 국적으로 위조한 여권과 위조된 이름이 적힌 신용카드로 명품가방과 구두, 시계와 금거북이, 노트북 등을 샀다.

이들이 쓴 200여 장의 신용카드는 모두 태국·말레이시아 등에서 복제된 카드들로, 한국을 제외한 19개국에서 발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관광지에서 카드복제기로 카드정보를 복사해 만든 것들"이라며 "루마니아 현지 총책이 보안이 좋은 IC카드 리더기보다 마그네틱 카드 리더기를 많이 쓰는 한국을 타깃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강은지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