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합계출산율 2.349명… 2년 연속 전국 1위 비결은?
①넷째이상 720만원 파격 장려금… ②5년간 月 3만원씩 신생아 건보
③난임부부 최대 3회까지 시술비… ④출산 가정에 12일간 도우미 파견
#1. 전남 해남군 해남읍에 사는 손원효(40) 박정숙 씨(40) 부부는 7월 3.4kg의 건강한 넷째 아이를 출산했다. 부부는 순산의 기쁨과 함께 해남군으로부터 ‘큰 선물’을 받았다. 720만 원의 출산장려금(증서)과 함께 쇠고기, 미역, 신생아 내의가 담긴 보따리가 집에 배달됐다. 박 씨는 “선물을 받아들고 딸을 생각하는 친정어머니의 마음을 느꼈다”면서 “장려금은 물론이고 신생아 건강보험(월 3만 원 5년 납입 10년 보장)까지 챙겨줘 출산의 기쁨이 두 배”라며 웃었다.
#2. ‘사랑하는 우리 아가 한민아! 엄마 아빠라는 이름이 낯설고 모든 게 서툴겠지만 엄마 아빠가 많이 배우고 노력할 테니 한민이는 건강하게 자라주길 바라.’ 2일 해남에서 발행된 주간신문에 조재윤(33) 이세아 씨(32) 부부의 글이 실렸다. 8월 19일 첫아들을 얻은 부부는 덕담과 함께 아들의 모습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해 신문사에 보냈다. 해남군에서 출산정책을 담당하는 서향심 씨(55·여)는 “3년 전부터 주간신문과 협약을 맺고 아이가 태어나면 ‘우리 아이가 태어났어요’란 코너에 축하 사연을 소개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땅끝마을’로 유명한 해남은 연중 반가운 아기들의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수년째 아이 낳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다양한 출산 장려 정책을 펼친 결과다. 이런 노력으로 2년 연속 합계출산율 전국 1위를 기록했다.
해남군은 8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출생통계’에서 합계출산율이 2.349명으로 전국 평균 1.187명보다 1.162명 많아 전국 1위를 차지했다. 2012년 합계출산율도 2.470명으로 단연 전국 최고였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가임 기간(15∼49세)에 낳는 평균 신생아 수를 계산한 것이다.
해남군 신생아 수는 2011년 529명에서 2012년에 810명으로 281명이 늘었다. 지난해에는 808명이 태어났다. 출산율 증가에는 파격적인 출산장려금이 한몫을 했다. 해남군은 첫째 아이의 경우 300만 원을 주고 둘째 350만 원, 셋째 600만 원, 넷째 아이 이후는 720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출산장려금은 거주 기간에 관계없이 출산일 기준으로 주는 데다 지급 시한(2년)도 짧아 인구 유입 효과도 크다.
해남군은 1960, 70년대만 해도 인구가 20만 명이 넘었다. 전남의 22개 시군 가운데 군 단위에서 인구가 가장 많았지만 급속한 이농으로 2000년대 들어서는 인구가 3분의 1로 줄어 올해 3월 말 현재 7만7471명이다.
인구 늘리기에 사활을 건 해남군은 2008년 전국 군 단위에서는 처음으로 출산 전담 부서를 만들었다. 난임 부부에게 최대 3회까지 시술비(240만 원)와 본인 부담 의료비를 지원하는 정책을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행했다. 출산 가정에는 산모·신생아 도우미를 12일간 파견해 산후조리와 가사 서비스를 해주는 등 임신에서 출산, 육아에 이르는 맞춤형 서비스로 아이 낳기 좋은 고장을 만들었다.
해남군은 다양한 출산 장려 정책으로 2년 연속 인구의 날 행사 때 국무총리 표창과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았다. 박철환 해남군수는 “결혼이주 여성들의 출산율이 높은 만큼 이들을 위한 모성건강교실 등 친정집 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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