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8000그루 소나무 고사목 발생… 2015년 4월말까지 30만그루 이상 늘 듯
15일부터 방제… 부족한 예산 걸림돌
6일 오전 제주 제주시 애월읍 제주관광대에서 한라산 방면으로 바라본 소나무 숲은 마치 단풍이 든 것처럼 누렇게 변했다. 푸른 잎으로 생기를 띠어야 할 소나무가 시들시들 말라죽고 있었다. 제주에서 ‘소나무 에이즈’라 불리는 재선충병 피해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확산되고 있다. 제주도는 소나무 재선충병 1차 실태조사 결과 7만8000그루의 고사목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소나무 고사목은 내년 4월 말까지 30만 그루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측했다. 도는 산림기술협회에 방제전략을 맡겨 15일부터 내년 4월 말까지 방제작업을 할 예정이다.
이번 방제 결과에 따라 제주에서 재선충병 방제의 성패가 좌우될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방제에 필요한 예산 219억 원 가운데 지방비 30억 원을 제외한 국비 189억 원은 아직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다. 기획재정부가 국비 지원에 어려움을 표시하기 때문이다. 12월 말까지 173억 원을 들여 집중적으로 고사목을 제거해야 하지만 현재 확보된 지방비로는 정상적인 방제작업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재선충병 방제시기를 놓치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 말까지 447억 원의 혈세와 연인원 11만 명을 투입해 54만5000그루의 고사목을 제거한 방제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제주도 김창조 산림휴양정책과장은 “제주의 소나무를 보존하기 위해 올해부터 내년까지 방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 예산과 장비가 충분히 지원되지 않으면 방제시기를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에서 재선충병이 최초로 발생한 것은 2004년. 그해 19그루가 감염된 것을 시작으로 해마다 빠르게 확산됐다. 대대적인 방제 활동과 감염목 제거 작업 등으로 잠시 주춤하다 지난해부터 재선충 증식으로 급격히 번졌다. 제주 산림면적 8만8874km² 가운데 소나무 면적은 18%인 1만6284km²(1200만 그루)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 6300km²에서 재선충병이 발생했다. :: 소나무 재선충병 ::
0.6∼1mm 크기의 머리카락 모양 재선충이 나무조직 내에 살면서 소나무의 수분이동 통로를 막아 나무를 고사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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