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장 한달만에 중도하차 이어 두번째 내정자 이기승씨도 또 낙마
공기업 기관장도 ‘선거 보은’ 논란
《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인사정책이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제주시장으로 영입한 시민운동가가 불법가설건축물 설치, 상수도 특혜 등으로 한 달 만에 중도 하차하는가 하면 최근 후임으로 선정한 시장 내정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제주도 산하 공기업 관련 인사도 능력보다 ‘선거 보은’이라는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6일 이기승 제주시장 내정자에 대해 부적격 의견을 제시하는 인사청문 결과 보고서를 채택했다. 인사위는 이날 4시간여에 걸친 인사청문회가 끝난 뒤 보고서를 통해 “이 내정자가 음주운전 사망교통사고 사실 등을 인정하며 공식 사과했지만 도민들이 납득할 만한 진실을 밝히기보다는 은폐하려는 의혹이 있다. 제주시장직을 수행하기에 적격하지 않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인사청문 결과 보고서가 법적 구속력을 갖는 건 아니지만 원 지사로서는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제주시장 공모과정에서 문제점을 사전에 검증하지 못했다는 지적과 함께 원 지사의 낙점이 또다시 실패로 돌아갔다는 평가다. 이 내정자는 7일 “시민중심 시정을 펼쳐보려 했지만 지난 과오와 허물이 문제가 된다면 내려놓겠다”며 내정자 자리에서 사퇴했다. 제주시장은 임명직 행정시장으로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이 정한 인사청문 대상은 아니지만 원 지사와 도의회가 도덕성과 업무수행 능력을 검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합의함에 따라 이번에 처음으로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공기업 최고 책임자에 대한 인사도 논란이 일고 있다. 원 지사는 지난달 11일 제주도개발공사, 제주에너지공사,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제주발전연구원, 제주신용보증재단 등 6개 공기업 및 출연·출자 기관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경영 및 능력을 검증한다는 명목을 내세워 일괄 사표를 제출받은 뒤 그대로 수리했다. 원 지사는 “도지사 임기와 기관장의 임기를 일치시키는 게 맞고, 새 도정의 철학에 맞게 책임경영을 해야 한다”며 사표수리 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새롭게 공기업 기관장을 내정하는 과정에서 전문성이 낮은 인사를 기용하며 잡음이 일고 있다. 최근 제주에너지공사 사장으로 내정된 이성구 씨는 교통분야 전문가로 신구범 도정인수위원장의 ‘몫’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제주도의회는 제주도와 협의를 거쳐 신규 내정된 공기업 및 출연·출자 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상임위원회별로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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