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백령·대청도 항로를 운항하던 청해진해운의 면허가 취소된 지 4개월이 넘었는데도 대체 여객선(신규 여객선) 투입이 늦어져 주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세월호 여객선사인 청해진해운은 데모크라시5호 등을 이용해 이 항로를 운항했지만 4월 16일 세월호 참사로 5월 운항면허가 취소돼 현재 2척의 여객선이 이 항로를 운항 중이다.
이 때문에 인천에서 백령·대청도행 배표를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추석 때 배표를 구하지 못해 고향 가는 것을 포기한 백령·대청도 귀성객들이 생겼을 정도다. 요즘도 배표를 구하지 못하는 주민들은 새벽에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에 나와 대기자 명단을 작성하고 있다. 백령도 주민 최모 씨(56)는 “배표가 매진될 경우 오전 4시에 나와 대기자 명단을 작성하는데 순번이 70번까지 나갈 때도 있다”고 푸념했다.
이처럼 새로운 여객선 운항이 늦어지는 이유는 황금 시간대 운항을 놓고 기존 선사와 지난달 17일 이 항로 운항이 결정된 신규 선사가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선사인 우리고속훼리와 JH훼리는 매일 오전 8시 인천 출항을 원하고 있다. 이 시간대가 승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시간으로 연간 수십억 원의 운임 수입을 더 올릴 수 있어서다.
현재 우리고속훼리는 오후 1시, JH훼리의 하모니플라워호는 오전 8시 50분 인천에서 각각 출항한다. 이에 대해 지난달 신규 선사로 선정된 고려고속훼리는 청해진해운 데모크라시5호의 대체 선박으로 공모한 만큼 오전 8시 인천 출항을 주장하고 있다.
백령도 노선을 가장 오랜 시간 운항한 우리고속훼리는 적자를 참고 운영해 온 만큼 오전 8시 출항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JH훼리도 2012년 정치권의 압력에 떠밀려 취항에 어려움을 겪은 만큼 황금 시간대를 뺏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인천지방해양항만청은 3개 선사 대표와 운항 시간대를 두고 지난달 26일을 시작으로 3차례 협의를 했지만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인천 옹진군 백령도와 대청도 주민들은 13일 옹진군과 인천항만청을 잇달아 항의 방문해 신규 여객선의 조속한 취항을 촉구했다. 인천항만청은 빠른 시일 안에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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