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대교 붕괴 20년/안전관리 지금은]
당시 원인조사위원장 맡았던 장승필 서울대 명예교수
“그 참사는 다리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부조리가 낳은 결과였습니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참사 때 사고원인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장승필 서울대 명예교수(사진)는 당시 조사 과정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성수대교 참사는 의욕만 앞서 결과물을 빨리 내놓으려던 정부, 그 와중에 이윤을 남기려던 건설회사, 새 기술을 충분한 연구와 검증 없이 적용한 기술자들의 문제가 더해져 낳은 비극이었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20년이 지났지만 요즘도 32명의 성수대교 희생자를 생각하면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그는 “성수대교 참사 이후 주요 다리에 안전점검 센서를 설치해두는 등 교량 안전이 대폭 강화됐고 참사가 계기가 돼 교량건설 기술 역시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했다”며 “하지만 다른 분야 곳곳에는 여전히 위험 요소들이 숨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항상 참사가 터져야만 해당 분야 안전에 경각심을 갖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설명이었다.
최근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장 교수는 “당시 성수대교 붕괴사고 조사를 하면서 이런 참사가 언제든지 분야만 바꿔 반복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성수대교 참사 이후 벌어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최근의 세월호 사태까지 대형 참사를 지켜보며 사회가 앞으로 빨리 달리기만 했지 안전에는 아직도 무관심하다는 걸 새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이어 “산업별로 일이 터지면 수습하고 대책을 마련할 게 아니라 이제라도 국가 전체의 큰 틀에서 대대적인 안전점검 예산과 인력을 편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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