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에서 남아가 여아 치마 들추고…성추행? 호기심 탐색?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7일 10시 56분


며칠 전 유치원에서 7세 남아들이 6세 여아를 성추행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돼 큰 충격을 줬다. 유치원생 사이에 벌어진 이번 일을 성추행으로 봐야 할까.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오영은 박사는 "여자아이한테 수치심을 주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성추행이 아니라는 의견을 냈다.

오 박사는 17일 SBS 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와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심리적 발달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어떤 연령에 따른 성장이 있다. 여섯 살, 일곱 살이면 만 나이로는 다섯 살, 여섯 살인데, 요 연령대 아이들의 심리 발달 특징을 보면 청소년이나 성인들이 생각하는 성에 대한 인식이나 개념하고는 상당히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편 여자 아동을 성의 대상으로 생각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성 문제에 대해서 어른들은 어른의 시각으로 자꾸 보게 되는 데 예를 들어서 아이들이, 특히 돌전에 아이들이 손가락을 입에 넣으면, 어른들은 위생에 나쁜 행동이라고 보지만 아이들은 그걸 통해서 굉장히 만족감과 충족감을 느낀다"며 "이처럼 조금 보는 시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자애, 남자애 할 것 없이 이 때 연령 때 아이들은 호기심이 상당히 많다. 손이나 발은 자기하고 똑같이 생겼는데 성기는 자기하고 다르게 생겼기 때문에 상당히 궁금증을 갖게 된다"며 "특히 치마는, 저 안에 뭐가 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갖게 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대개는 호기심에 대한 탐색으로 어른들이 흔히 말하는 장난 같은 행동을 하기는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장난이고 호기심에 대한 탐색이라 하더라도 이 연령대 아이들이 쉽게 행동으로 옮기는 장난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개 아이들이 집에서 가정교육을 받아서 이런 행동은 아무리 궁금해도 대개 안 한다. 그래서 그 나이의 아이들이 쉽게 선을 넘어서 많이 하지 않는 행동을 한다는 것은 그것 자체가 문제"라며 "(짓궂은 행동을 한) 남자아이들의 부모는 각자 아이에 대한 파악이라든가 점검을 꼭 하셔야 할 것 같다. 이런 것들이 그 시기에 그냥 거쳐 가는 장난 이라고 보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 보면 다른 문제의 어떤 문제 양상이 드러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남지방경찰청 원스톱센터는 전남 목포의 한 유치원에 다니는 A양(6)의 아버지 B씨가 한 살 위 남자아이들이 딸을 지속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B씨에 따르면 A양은 지난 8월 방학 중 임시로 상급생과 한 반에 편성됐으며 남아들의 강요로 수차례 화장실로 불려가 성추행을 당했다.

이들 남아들은 A양의 치마를 들추고 쳐다보거나 중요한 부위를 만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같은 일이 4~5회 반복되는 과정에서 임시 담임선생님에게 발각되기도 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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