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7개월 동안 한 파스타 집에서 8억 원 넘게 법인카드를 결제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다른 2곳의 식당에서도 각각 2억 원 넘게 사용해 3개 음식점에서만 약 13억 원을 지출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이 평가원으로부터 받은 법인카드 결제 명세에 따르면 평가원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중구 정동 부근의 한 파스타집에서만 2011년부터 올해 7월까지 법인카드로 총 4751건에 걸쳐 8억2000만여 원을 결제했다. 이 음식점의 파스타 가격은 한 그릇에 1만5000∼2만 원대, 하우스 와인은 한 잔에 8000원 수준이다. 1인당 가장 저렴한 파스타를 한 그릇씩 먹었다고 계산하면 그 기간 동안 총 5만4856인분을 먹은 셈이다.
김 의원은 24일 국정감사에서 “평가원 직원이 모두 269명이고 이 식당의 최대 수용인원이 80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3년 7개월간 이 식당 전체를 빌려 685회나 회식을 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평가원이 지난해 이 파스타집 한 곳에 지출한 금액(2억4220만 원)은 평가원의 작년 경상운영비(17억 원)의 14.3%에 해당한다.
평가원은 하루에만 17회에 걸쳐 280만여 원을 지출한 사실도 드러났다. 김 의원은 “비정상적인 법인카드 사용으로 ‘카드깡’이 의심된다. 강도 높은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평가원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기관 특성상 1년에 외부회의를 3000∼5000회 연다”며 “문제가 된 식당은 평가원 1층에 있어서 회의에 참석하는 수천 명의 전문가와 교육기관 관계자들이 주로 이용한 것일 뿐이며 카드깡은 있을 수 없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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