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철도역-치안센터 195곳 대상… 부산市-警, 전국 첫 외부연락망 도입
“종래의 인터폰은 위급시 도움 한계” 위치파악-방수시스템도 갖추기로
#1. 7월 7일 오후 10시 경찰관 근무가 끝나고 비어있는 치안센터 앞에서 응급환자 김모 씨(48)가 민원직통전화로 지구대에 도움을 요청했다. 112순찰차가 도착해 다시 119로 연락한 뒤 구급차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응급처치 중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2. 7월 17일 오후에 발생한 도시철도1호선 부산시청역 전동차 화재사건 당시 승객 300여 명이 긴급대피할 때 시민 휴대전화 외에는 외부와의 비상연락망이 없어 우왕좌왕했다. 부산시와 부산경찰청이 이런 문제점을 없애기 위해 도시철도(지하철)역과 치안센터에서 112와 119를 직통으로 연결하는 ‘시민의 비상벨’을 전국 처음으로 설치해 골든타임 확보에 나선다. 도시철도에는 화재 등 각종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역무원과 연락할 수 있는 ‘비상인터폰’외에는 외부와 연락할 수 있는 긴급 통신수단이 없다. 역무원에게만 연결된 이 비상인터폰을 112지령실이나 119에도 따로 연결해야 한다. 하루 이용객 93만 명이 넘는 도시철도 안에서 성범죄 및 절도 등 이동성 범죄에 1초라도 더 빨리 대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완해 시민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특히 치안센터는 근무시간이 종료된 야간에 지구대나 파출소로만 연결되는 민원직통전화만으로는 위급상황 시 경찰이나 소방관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점도 문제였다. 이 전화도 수화기를 들면 7초가량 지난 후 지구대·파출소에만 연결되는 단순 인터폰 기능밖에 없다.
치안센터는 각 마을 단위마다 있던 파출소를 지구대로 통폐합한 후 파출소 건물을 지역민의 민원상담 등 편의를 위해 운영하는 곳. 24시간 근무체제가 아닌 주간에만 직원 1, 2명이 상주해 업무를 보는 민원상담전용 조직이다. 이러다 보니 직원들이 퇴근한 후에는 골든타임 안에 적절한 대응이 쉽지 않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된 비상벨은 버튼만 누르면 112종합상황실, 지구대·파출소, 112순찰차, 119에 바로 연결된다. 신고자의 위치파악이 취약한 도시철도 역사의 단점을 보완해 신고자의 위치가 나타나는 단축번호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수화기를 들지 않고도 3, 4m 이내에서 통화가 가능하다. 침수 시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방수처리 및 강화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었다.
비상벨은 부산지역 치안센터 95곳과 도시철도 25개역(역당 4개) 100개 등 195곳에 설치한다. 도시철도 역에는 승강장과 여자·장애인 화장실에도 설치한다. 내년 상반기까지 150곳에 더 설치할 예정이다. 서병수 부산시장과 이금형 부산경찰청장, 박종흠 부산교통공사 사장, 류해운 부산소방본부장 등은 27일 오후 연제구 도시철도 부산시청역에서 시민의 비상벨 개통식을 연다.
지구대 경찰관들은 “이동하는 지하철 전동차나 역내에서 발생한 각종 신고출동 시 신고자 위치 파악이 쉽지 않아 시간을 허비했는데 이젠 골든타임 안에 출동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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