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평균 소득이 438만 원을 웃도는 공무원의 연금 수령액은 줄이고 이보다 낮은 공무원의 수령액은 높이는 방식으로 공무원연금이 개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처럼 소득이 높아질수록 수익비(보험료 대비 연금액)가 낮아지는 소득재분배가 가능한 방식이다.
공무원연금은 소득에 상관없이 수익비가 일정해 정부가 발표한 대로 ‘납부액을 41% 더 내고 수령액을 34% 덜 받는’ 방식으로 개혁할 경우 하위 공무원에게 고통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전체 공무원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7급 이하 공무원의 반발이 거셌다.
26일 당정과 전문가 자문단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이번 주에 발의할 계획인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에는 하후상박(下厚上薄)식 소득재분배 기능을 추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새누리당 공무원연금 개혁 태스크포스(TF) 김현숙 의원은 “장기적으로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의 형평성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국민연금처럼 소득재분배 기능을 검토해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유력한 방안은 월평균 소득에 재직기간과 1.9%를 곱하는 공무원연금 수령액 계산식을 국민연금 계산식으로 바꾸는 방안이다.
월평균 소득 대신 국민연금처럼 본인의 월평균 소득과 공무원 전체 월평균 소득(438만 원)을 각각 더하도록 바꾸는 것. 즉 연금계산식이 (본인 월평균 소득 50%+최근 3년간 공무원 월평균 소득 50%)×재직기간×1.9%로 바뀌게 된다.
이렇게 되면 최근 3년간 공무원 월평균 소득(438만 원)보다 소득이 높은 공무원은 연금 수령액이 줄어들고, 소득이 낮은 공무원은 연금 수령액이 높아진다. 이 방식대로라면 5급 공무원은 연금 수령액이 5% 떨어지고, 9급 공무원은 연금수령액이 6% 높아질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이미 재직 공무원의 연금 지급률(1.9%)을 2016년 1.35%에서 2026년 1.25%까지 순차적으로 낮추기로 했기 때문에 고액 연금 수령자가 상당수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009년과 올해 두 차례 연금 개혁을 적용받는 공무원 중에선 300만 원 이상 연금 수령자는 나오지 않는다.
새누리당은 이르면 30일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발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부가 의견 수렴을 위해 ‘공무원연금 국민포럼’이 진행되는 가운데 입법을 강행함에 따라 졸속 개혁의 우려도 제기된다. 공무원 노조 관계자는 “수십 년을 내다보는 개혁인데 사회적 논의 없이 강행하는 것은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가 있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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