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위해서라면 열 번이라도 (무릎을) 꿇겠지만, 경남도의 일방적인 감사는 받지 않겠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53)은 27일 오후 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경남도의 학교 급식비 감사방침에 대해 ‘도민·학부모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했다. 박 교육감은 “내년 예산이 축소되고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임박한 시점에 경남도와 다툼이 생겨 죄송하다”며 “아이들을 위하는 쪽으로 원만하게 해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경남도가 교육청을 범죄자 취급하듯 그렇게 마음대로 해선 안 된다”며 “도교육청 자체감사를 취소하고 대신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교육감은 ‘예민한 시기’ ‘본질은 교육’ ‘교육 책임은 교육감’ 등의 감성적인 표현을 많이 동원했지만 경남도 감사의 부당성에 대한 법률적인 근거, 감사 거부의 실행계획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박노근 홍보담당관이 “일선 학교에서 감사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박 교육감이 ‘경남도 감사 거부, 감사원 감사 청구’라는 수를 들고 나왔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감사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홍 지사는 이날 오전 SBS라디오에 출연해 “연간 800억 원 이상 급식비를 교육청에 지원한다. 이 돈이 적정하게 집행되는지, 부정이 없는지를 밝히는 것은 도민에 대한 의무”라고 정리했다. 이어 “감사를 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도 분명하다”며 “도교육청이 감사를 할 테니 도는 감사하지 말라거나, 공동감사 운운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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