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신해철씨가 받았던 위밴드수술은… 비만 치료위해 위 자르는 대신 묶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9일 03시 00분


가수 신해철 씨의 사망을 계기로 신 씨가 받았던 위밴드수술(사진)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2009년 신 씨가 받은 것으로 알려진 위밴드수술에 대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안전이 검증된 시술이라고 평가했다. 고도비만 환자들이 선택하는 수술은 크게 위절제수술 위우회수술 위밴드수술 등 세 가지인데, 이 중 위를 자르지 않는 위밴드수술이 가장 안전하다는 것이다. 위밴드수술은 식도와 위가 이어지는 부위에 위밴드로 불리는 장치를 채워 위장 크기를 줄이는 방법이다. 위밴드수술 뒤 환자는 음식을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을 느껴 살을 뺄 수 있게 된다.

한 소화기내과 전문의는 “위밴드는 어려운 수술은 아니다. 복강경을 이용하는 비교적 안전한 수술이다”라고 말했다. 복강경수술은 복부에 0.5∼1.5cm 크기의 작은 구멍을 여러 개 내고, 그 안으로 비디오카메라와 각종 기구를 넣어 시행한다.

위밴드수술은 국내에서는 2003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 뒤 본격적으로 수술이 이뤄졌다. 미국에서는 한 해 30만 명이 수술을 받을 정도로 보편화돼 있다. 주로 체질량지수(BMI)가 35 이상인 초고도비만 환자들이 대상이다. BMI는 몸무게(kg)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다.

하지만 부작용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한 전문가는 “몸속에 이물질을 넣는 수술이어서 이물질이 체내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또 수술 과정에서 다른 부위를 잘못 건드리거나 꿰매는 과정에서 감염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 씨의 경우 문제가 된 장 유착이 위밴드수술보다는 2012년 받았던 담낭염 수술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대학병원 외과 교수는 “위밴드수술은 장이 들러붙는 장 유착 위험이 거의 없다. 위밴드가 위의 시작 부분에 위치해 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신 씨는 과거 담낭절제술 전력이 있던데 그 수술 때문에 장 유착이 생겼을 확률이 더 높다”고 말했다. 장 유착은 맹장, 자궁근종 등의 수술 때도 발생하며 배 안에 상처가 나면 상처가 아무는 과정에서 유착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비만 환자들이 수술 외에 다른 방법을 고려하지 않고 수술을 택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박경희 한림대 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수술만이 정답은 아니다. 수술이든 약물치료든 생활습관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효과가 있다”며 “수술 이후에도 먹는 양을 조절하고 균형 있는 식사와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신 씨가 최근 다이어트를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무리한 다이어트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이어트도 소문에만 의존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오상우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음식을 골고루 먹고, 운동 없이 살 빼려는 생각은 버려야 하며, 음식 조절로 인한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한다”며 “이 세 가지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병선 bluedot@donga.com·최지연 기자
#신해철#위밴드수술#비만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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