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도 바다직박구리(사진)가 1000km를 넘게 날아가 대만에서 발견됐다. 텃새였던 바다직박구리가 어떤 이유로 철새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립공원연구원 철새연구센터는 28일 “다도해해상국립공원 흑산도에서 연구용 가락지를 채워 날려 보낸 바다직박구리가 대만 북부 신베이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8월 27일 흑산도를 떠난 이 새는 1114km를 날아가 9월 30일 신베이에서 모습이 포착됐다.
딱샛과로 무게 60∼70g의 작은 새인 바다직박구리는 그동안 바닷가에 서식하는 텃새로 알려졌다. 하지만 흑산도에서 날려 보낸 이 새가 2008년에 이어 다시 대만에서 발견됨에 따라 바다직박구리의 일부는 철새처럼 장거리 이동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권영수 센터장은 “바다직박구리가 대만에서 처음 발견됐을 때만 해도 길을 잃은 것으로 생각했다”며 “이번에 다시 대만에서 발견된 것으로 볼 때 바다직박구리의 일부는 우리나라에서 여름을 보내다 가을에 대만이나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이동해 겨울을 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철새연구센터는 철새의 국제적 이동경로를 확인하기 위해 2005년부터 지금까지 4만6000여 마리에 가락지를 채웠지만, 이 중 다시 발견된 것은 3마리뿐이다. 가락지에는 새의 고유번호와 함께 한국에서 날려 보낸 새라는 표시로 ‘K.P.O(Korea Post Office) BOX’라고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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