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전직 대통령들의 생활상 보러오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7일 03시 00분


청남대서 소품 전시회 열려
신현구씨 기증물품도 진열

대통령경호실 등에서 근무하며 20년 넘게 수집한 기념품을 대통령의 옛 휴양시설인 청남대 역사문화관에 기증한 신현구 청남대 관리사업소 운영팀장. 충북도 제공
대통령경호실 등에서 근무하며 20년 넘게 수집한 기념품을 대통령의 옛 휴양시설인 청남대 역사문화관에 기증한 신현구 청남대 관리사업소 운영팀장. 충북도 제공
“평소 수집하는 것을 좋아해 하나둘 모은 게 어느덧 수백 점이 되더군요.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것도 좋겠지만 청남대를 찾는 분들과 공유하고 싶어 기증하게 됐습니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의 옛 대통령 휴양시설인 청남대 대통령역사문화관 한편에는 요즘 ‘소품으로 보는 대통령들의 일상’이라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제11대 전두환 대통령부터 16대 고 노무현 대통령 때까지의 공식행사 기념품 80여 점, 대통령 행사 배지(외국방문, 국빈방한, 국내 공식행사 등) 400여 점, 청와대 방문 기념품 30여 점 등 모두 600여 점의 물품이 전시되고 있다.

이 전시가 가능했던 건 청남대 관리사업소 신현구 운영팀장(59) 덕분이다. 신 팀장은 청남대에 근무하기 전까지 1980년 12월부터 2003년 7월까지 대통령경호실 등에서 근무했다. 그는 20년 넘게 청와대에 근무하면서 이 모든 물품을 모았고, 이달 초 청남대에 기증했다. 신 팀장은 “수집하는 게 좋아 다양한 물품을 차곡차곡 모으기 시작했다. 동료 직원들이 이색적인 물품을 갖고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곧바로 찾아가 사정까지 해가며 모았다”고 회고했다. 신 팀장은 “모은 물품 가운데 전두환 대통령 재직 당시 완공된 진도대교 준공 사진과 김대중 대통령 때의 월드컵경기장 준공 기념 주석컵 등이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그는 진도대교 사진은 올 4월 전 국민의 가슴을 아프게 한 세월호 참사 사고와 관련된 것이어서 더욱 마음이 간다고도 했다.

이번 전시회는 기존의 기록문화전시회와 달라 더욱 의미가 있다. 이전에는 국가기록원이나 기념사업회 등에서 잠시 물품을 빌려와 운영해 단기간 열렸지만 이번 소품전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관람객들을 맞을 예정이다. 이재덕 청남대 관리사업소장은 “청남대를 찾는 관람객들이 청남대와 함께한 대통령 소품들을 볼 수 있도록 ‘소품으로 보는 대통령들의 일상’ 코너를 상설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팀장은 “주변에서는 ‘나중에 돈이 될 물품들인데 아깝지 않으냐’고도 하지만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아 대통령과 관련된 물품들을 보는 게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청남대가 더욱 발전해 기록문화의 중요성을 알리며 영구 보전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청남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선거 공약에 따라 취임 직후인 2003년 4월 22일 일반에 개방됐다. 1980년 대청댐 준공식에 참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주변 환경이 빼어나다며 건설을 지시하고, 1983년 12월 준공된 지 20년 만이었다. 1983년 12월 준공 당시 이름은 영춘재(迎春齋)였다가 1986년 7월 청남대로 바뀌었다. 역대 5명의 대통령이 88회(471일) 이용했다. 총면적 184만2000m²(약 55만 평)로 주요 시설로는 본관을 중심으로 골프장 그늘집 헬기장 양어장 오각정 초가정 등이 있다. 월요일은 휴관하고 4∼10월 토요일마다 오후 9시까지 야간 개장한다. 청남대 개방 이후 12년간 이곳을 찾은 외국인을 포함한 누적 관람객은 796만 명에 달한다. 청남대 관리사업소는 16일까지 헬기장 등에서 국화류 71종 3945점 등을 전시하는 국화축제를 열고 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청남대#전직 대통령#생활상#신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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