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근무중 사우나 80차례… 경찰 해임은 지나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0일 03시 00분


법원 “징계사유지만 19년 성실”

서울의 한 경찰서 실종팀장이던 김모 경위는 ‘사우나 마니아’였다. 당직 근무 중에 관할지를 벗어나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도 다른 경찰서 관할 지역의 단골 사우나를 수시로 드나들었다. 김 경위는 2011년 1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15개월 동안 관할 지역 밖의 사우나를 80차례나 출입한 사실이 적발돼 징계위원회에 넘겨졌다. 수사에 이용하는 승합 차량을 퇴근용으로 50차례 이용하고 수사와 무관한 8명의 개인정보를 무단 조회한 사실도 밝혀져 해임처분을 받았다.

이에 김 경위는 해임처분 취소 소송을 냈고 “사우나에 자주 드나든 것은 간첩 첩보를 입수하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했다. 사우나 사장의 후배가 현직 보안사 직원이라 첩보를 들으러 갔다는 거였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김 경위가 간첩과 관련한 첩보를 입수했다는 증거는 없었다.

그럼에도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이승한)는 김 경위에게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김 경위가 간첩 수사와 무관한 실종팀장으로 관외 사우나를 이용한 것은 징계사유로 인정된다”면서 “그러나 19년을 근무하면서 징계를 받은 적이 없고 수차례 표창도 받은 사실 등을 고려할 때 해임처분은 지나치다”고 판단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근무중 사우나#경찰 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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