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원서접수 순항
“정원 20% 미달땐 일반고 전환 지원”… 서울 24개교 다 넘겨 유인책 실패
정부 ‘자사고 직권 회복’ 이어 타격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자사고(자율형사립고)와의 전쟁’이 곳곳에서 암초를 만나 표류하고 있다.
1차전은 7월 취임한 조 교육감이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자사고 평가 기준을 변경해 6개 자사고를 지정취소한 것. 하지만 이는 교육부가 18일 서울시교육청의 지정취소를 직권으로 취소하면서 무산됐다. 6개 자사고는 일단 자사고 지위를 회복했으며 승패는 대법원에서 가려지게 됐다.
1차전에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자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내년도 신입생을 모집하는 자사고에 공문을 보내 “신입생 모집 과정에서 20일 오후(마감은 21일 오후 5시)까지 정원의 20% 이상을 채우지 못한 학교들은 학교가 원할 경우 일반고로 긴급전환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1차전이 채찍이었다면, 2차전은 당근으로,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조 교육감은 취임 초 자사고가 자진해서 일반고로 전환할 경우 1억 원의 지원금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본보 취재 결과 원서 접수 이틀째인 20일 오후 7시 현재까지 24개 자사고 중 서울시교육청이 제시한 기준에 미달하는 학교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4곳은 이미 응시자가 정원을 넘겼다. 당초 서울시교육청이 지정취소했던 6개 학교도 세화고, 중앙고는 이미 정원을 넘겼으며, 나머지 4곳도 시교육청의 기준은 넘긴 상태다. 시교육청의 자사고 흔들기에도 불구하고 한때 지정취소됐던 자사고조차 의도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
서울지역의 한 자사고 교장은 “접수가 끝날 때까지 지켜봐야겠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경쟁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자사고 교장은 “내일까지 경쟁률이 0.7∼0.8 대 1을 넘긴 학교들은 이후 진행될 추가모집을 고려하면 이미 정원을 다 채운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자사고 폐지 논란 자체가 자사고의 인기를 낮출 것으로 생각했는데 오히려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서는 ‘올해가 아니면 아예 못 간다’고 생각하게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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