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오투리조트 상처 아물지 않는 태백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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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부실로 생겨난 부채 3641억… 태백시가 1460억 지급보증 책임
市, 긴축재정-자산매각까지 나서

수려한 경관 속에 자리 잡은 태백 오투(O₂)리조트 전경. 오투리조트 부채를 대신 갚아야 할 태백시는 초긴축예산과 시유 재산 매각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태백시 제공
수려한 경관 속에 자리 잡은 태백 오투(O₂)리조트 전경. 오투리조트 부채를 대신 갚아야 할 태백시는 초긴축예산과 시유 재산 매각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태백시 제공
강원 태백시 오투리조트 경영 악화 파장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 문제는 이제 당사자인 태백시를 넘어 강원랜드와 폐광지역 전체 문제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김연식 태백시장은 20일 내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에서 “오투리조트 경영 정상화를 조기에 마무리하지 못해 시정 책임자로서 죄송하다”며 “2015년은 오투리조트 보증 채무 상환과 사회복지비 증가로 재정 운용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태백시 황지동 함백산 오투리조트는 태백시가 만든 지방공기업 태백관광개발공사가 운영하는 종합리조트. 사업비 4403억 원이 투입됐지만 회원권 분양 저조 등 경영 부실로 현재 부채액이 3641억 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차입금 1460억 원에 대해 태백시가 지급보증을 해 이 금액은 고스란히 태백시가 책임져야 할 빚이다.

오투리조트는 현재 식물인간 신세나 다를 바 없다. 최소한의 운영으로 숨만 붙어 있는 상태. 6월 임직원 명의로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올겨울에는 2008년 말 개장 이후 처음으로 스키장을 운영하지 않는다. 제설 장비 가동 등 운영비 20억 원을 마련하기가 어려운 데다 운영을 해도 적자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최근 오투리조트 법정관리 신청에 대해 법정관리 대신 ‘인가 전 기업 인수합병’을 통한 회생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오투리조트는 다음 달 매각을 공고할 예정이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매각이 추진돼 왔다는 점에서 현실화될지는 알 수 없다.

오투리조트 불똥으로 태백시는 앞으로 줄일 건 다 줄이고, 팔건 다 팔아야 할 판이다. 김 시장은 앞으로의 재정 운용 방침에 대해 “자체 세입 증대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경상비 최대한 절감, 사업 예산 성과 관리 강화, 비효율 행정재산 매각 등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태백시는 또 매봉산 풍력발전단지와 옛 KBS태백방송국을 공개 매각할 방침이다. 이들 시유재산은 각각 추정가 200억 원대와 100억 원대로 보유 가치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투리조트를 돕기 위해 2012년 150억 원을 기부했던 강원랜드도 이 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강원랜드가 당시 기부를 결정했던 이사 9명에 대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기 때문. 이는 감사원의 권고를 따른 것으로 오투리조트의 심각한 경영난을 잘 알면서도 자금을 지원해 150억 원의 손해를 입혔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폐광지역 주민들은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이다. 오투리조트 지원은 강원랜드 설립 취지인 폐광지역 활성화에 합당한 조치였다는 것. 태백시지역현안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3일부터 소송에 휘말린 전 이사들을 위한 소송비용 모금 및 소송 철회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여 23일 현재 6700만 원을 모금했고 9600여 명의 서명을 받았다.

유태호 현안대책위원장(태백시의회 의장)은 “성금 모금 및 서명 운동은 당초 15일까지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시민들의 요청으로 이달 말까지로 연장했다”며 “이번 소송 문제를 원만히 처리할 수 있도록 최근 취임한 강원랜드 사장과 협의하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원도의회도 최근 이 문제와 관련한 성명을 통해 “이번 소송은 강원랜드의 설립 취지와 역할에 대한 몰이해가 빚어낸 안타까운 판단”이라며 “소송을 즉각 철회하고 폐광지역 발전을 위한 투자 사업의 조기 추진에 적극 노력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오투리조트#태백#경영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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