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경기때 체조대회 연 남동경기장
수익성 높은 콘서트 대관 없어 시공업체도 市에 추가비용 소송
인천 아시아경기를 치른 인천시가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각종 경기를 치르기 위해 건설한 경기장의 활용도가 떨어져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는가 하면 경기장 시공에 참여한 건설업체들은 “적자가 났다”며 추가 공사비 지급을 위한 소송을 냈기 때문이다.
21일 오후 인천 아시아경기 당시 리듬체조 등 체조 경기가 열렸던 남동경기장(약 8000석). 골프 연습장과 국제회의장으로 활용한다는 당초 목적과 달리 초겨울 날씨만큼이나 을씨년스러웠다. 건강을 위해 경기장 주변을 걷는 주민만 가끔 보일 뿐이었다.
남동구에 따르면 남동경기장에서는 주말의 경우 생활체육 관련 행사가 열리고 있지만 대형 콘서트 등 수익을 낼 수 있는 대관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12월 24일 콘서트가 예정돼 있지만 주최 측이 교통 등 여러 흥행 여건을 따지고 있어 실제 공연이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남동구는 10월 10일 ‘경기장 반환 추진단’을 꾸렸다. 1년에 최소 17억∼20억 원의 경기장 운영 관리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올해 말 경기장 운영권을 시에 넘기기로 결정했다. 남동구 관계자는 “시로부터 경기장 운영 보조금 지원이 내년부터 끊겨 경기장 운영권을 인천시로 넘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남동경기장 인근에 인천지하철 2호선이 개통되는 등 주변 여건이 나아지지 않으면 대형 콘서트 등 경기장 운영에 도움이 되는 대관은 성사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남동경기장을 시공한 건설사는 인천시의 잦은 설계 변경 요구로 인해 건설비용이 추가로 들어갔다며 인천시를 상대로 60억 원의 소송을 냈다. 양궁 경기장으로 사용된 계양경기장의 경우 시공사와 인천시가 공사비를 놓고 다툼을 벌여 제대로 된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인천시는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서구 아시아드 주경기장 등 17개 신설 경기장 건설에 총 1조7224억 원을 썼다. 이 중 27%인 4731억 원만 국비 지원을 받았고 나머지 1조2493억 원은 지방채 등을 발행해 시비로 부담했다. 당장 내년부터 지방채 원금을 갚아나가야 할 상황이다. 인천시는 도시철도 건설 사업비 등 기존 채무까지 합쳐 내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5400여억 원의 빚을 갚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루 이자만 11억 원에 이른다.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해 최근 경기장 사후활용팀을 신설하는 등 경기장 활용 방안을 찾고 있지만 당장 효과를 볼 방법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문학박태환수영장, 송림체육관, 열우물경기장에는 수영 프로그램을, 서구 아시아드 주경기장 외 5개 경기장은 스포츠센터 운영과 함께 상설공연장, 소규모 공연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서구 아시아드 주경기장의 경우 가변석을 철거하고 대형마트, 아웃렛, 어린이 놀이시설, 영화관, 문화센터, 연회장, 스포츠센터 등 수익시설을 유치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지하철 등 대중교통과 연결되지 않아 실제 대형 상업시설이 들어설지는 미지수다. 대형 유통업체 1, 2곳과 대회 전부터 협의해 왔지만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업체가 미온적이기 때문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공공성, 수익성을 고려해 활용 방안을 확정한 뒤 준비 기간을 거쳐 2016년 초부터 경기장이 본격적으로 활용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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