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 제8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의 자진 사퇴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역대 평가원장 8명(연임으로 인한 중복 포함) 중 절반이 넘는 5명이 임기 3년을 못 채우고 사퇴하는 불명예를 기록했다. 올해 4월 취임한 김 평가원장은 임기 7개월이라는 가장 짧은 임기로 사퇴했다.
차관급의 평가원장직은 ‘수능의 총책임자’이기 때문에 교육계에서는 최고의 명예직 중 하나로 꼽힌다. 김 평가원장의 이번 사퇴를 놓고 교육계 관계자들은 “사실상 복수정답 인정이 정상적인 이의 절차를 통해 이뤄진 것인데도 국민적 관심과 수험생 혼란 우려 때문에 평가원장이 압박을 견디지 못한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당초 교육부도 ‘출제-검토-이의 신청-최종 정답 확정’이 원래 규정에 정해진 과정인 만큼 책임자 처벌 등을 논할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었다.
그동안 수능 난이도 조절에 실패하거나 복수정답이 나오면 평가원장이 자진 사퇴했던 관례가 사퇴의 또 다른 배경이 됐다. 이종승 제3대 평가원장은 2003년 수능에서 학원강사 출신 초빙교수를 출제위원에 포함시킨 데다 언어영역 출제 오류로 인해 사퇴했다. 유일하게 제4, 5대 평가원장을 연임한 정강정 전 평가원장도 두 번째 임기에서 2007년 수능 물리Ⅱ 출제 오류로 1년 만에 직을 내려놓았다. 김성열 제6대 평가원장 또한 2010년 수능 난이도 조절 실패와 초등 임용시험 문제 유출 의혹을 받고 사퇴한 바 있다. 이와 달리 지난해 수능 세계지리 오류 당시 책임자였던 성태제 7대 평가원장은 임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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