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국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명품클럽’ 논란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날 서울 강남구가 “관내 클럽의 ‘명품화’를 추진하겠다”며 자체적으로 지역 내 10곳의 시범 명품건전클럽을 선정해 발표한 뒤부터다. 강남구가 발표한 명품건전클럽은 청담동(디엘루이 더엔서)과 신사동(신드롬), 삼성동(뱅가드), 역삼동(디에이홀 베이스), 논현동(옥타곤 아레나 큐빅 줄리아나) 등 강남 각지에 분포해 있다. 한 누리꾼은 “○○○클럽이 건전 클럽이라니, 내가 ‘건전’이라는 단어 뜻을 몰랐던 모양”이라고 비꼬았다.
애초에 강남구가 명품건전클럽을 지정한 것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건전한 클럽문화 조성이라는 두 가지 이유에서다. 특히 ‘관광객 유치’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강남구는 “그동안 외국인 관광객이 강남을 찾을 때 의료관광에 집중됐다”며 “강북의 홍대 앞이나 이태원 등지보다 클럽 방문 비율이 낮아 이를 육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클럽 선정 기준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강남구는 지역 내 클럽 사업자들의 추천을 받아 ‘건전클럽’을 선정했다. 평가를 받고 선정 대상이 되어야 할 클럽들이 자천한 셈이다.
강남구 관계자는 “그동안 미성년자 고용 사례로 적발되거나 성매매 알선으로 행정처분을 받은 곳은 제외했다”고 말했다. 자체적으로 건전클럽을 선정한 이후 현장을 다녀온 구청 관계자는 “직접 찾아가 본 결과 문란하지 않아 보였다”며 ‘육안’ 판정 결과를 전했다. 하지만 강남구가 선정한 10곳의 클럽 중 일부는 남녀가 질펀하게 술 파티를 벌이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 클럽들을 선정한 강남구는 사후 관리대책도 마련해 놓고 있지 않다. 강남구는 26일 논현동 뉴힐탑호텔에서 명품건전클럽 현판식을 연 이후 논의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강남구는 민간 사업장인 클럽을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기 힘든 만큼 자율적으로 건전 영업을 유도할 방침이다.
명품건전클럽 논란이 불거지면서 시민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지난달 24일 서울 강남의 한 클럽을 찾았다가 가방을 도난당한 이모 씨(25·여)는 “남녀의 일회성 만남 외에 사소한 도난 사건 등도 많이 일어나는 클럽을 건전하게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이 궁금하다”며 “‘건전한 클럽’이라는 명칭 자체가 모순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반면 명품건전클럽에 선정된 한 클럽에서 일하는 매니저 A 씨(27)는 “제대로 관리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한다면 우리 입장에서는 반가운 사업”이라고 클럽가의 분위기를 전했다.
강남구는 앞으로 외국인 대상 관광가이드 책자에 명품건전클럽 10곳을 소개하거나 할인해 주는 ‘클럽데이’를 지정하는 방식으로 홍보를 시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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