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은 ‘모든 가족은 자녀와 함께’라는 기치 아래 출산과 보육 부담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공영 탁아소는 부모의 근로시간에 따라 일주일에 최대 30시간까지 아이를 돌봐준다. 한 살배기 자녀도 맡아주기에 워킹맘도 육아휴직을 마치면 육아 부담 없이 바로 일터로 돌아갈 수 있다. 위탁비용은 한 달에 1200크로나(약 17만8000원) 수준인데 정부가 16세 미만 자녀에게 매달 1050크로나(약 15만6000원)씩 수당을 지급하기에 부담이 거의 없다. 7세부터 시작하는 유치원부터 대학까지의 교육과정은 무료이고 사교육도 거의 없다.
스웨덴은 1970년대 급격한 경제성장기를 맞으면서 노동력이 필요해 여성을 일터로 불러냈기에 정부가 보육을 책임져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다. 국토는 한국보다 4.5배로 넓지만 인구는 970만 명(2013년)으로 한국의 20% 수준이라 여성 대부분이 경제활동에 종사하고 있다. 15∼64세 여성 중 78.8%(2013년)가 직장을 다녀 남성(83.4%)과 거의 차이가 없다.
오후 5시면 ‘칼퇴근’하는 직장문화도 스웨덴 보육의 핵심이다. 기자가 수요일인 9월 3일 오후 5시 30분경 맞벌이 부부인 파트리크 샌드베리 씨(43)와 카롤리나 샌드베리 씨(41·여)의 스톡홀름 자택을 찾았을 때 부부는 이미 아들 빌리암(4)과 함께 있었다. 부부 중 먼저 퇴근하는 쪽이 탁아소에 들러 아들을 데려오는데 이날은 남편 몫이었다. 퇴근시간 이후부터 빌리암이 잠드는 오후 10시까지는 가족만의 시간이다. 파트리크 씨는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이케아 같은 조립식 가구가 생겨난 것”이라고 말했다.
스웨덴 사회보장제도는 국내총생산(GDP)의 44.5%에 달할 만큼 높은 세금을 근간으로 한다. 스웨덴 사회보험청에 따르면 2012년 출산과 보육 관련 수당으로만 696억 크로나(약 10조3627억 원)를 썼다.
니클라스 뢰프그렌 사회보험청 담당관은 “2013년 1.9명인 출산율을 2.1명까지 끌어올려 이민자 없이도 인구 경쟁력을 유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프랑스는 매년 국내총생산 중 최소 5%를 가족정책에 투자하는 게 사회적 합의로 자리 잡았다. 1920년부터 가족수당을 관할하는 국립가족수당본부(CNAF)는 국민 6000여만 명 중 3100만 명에게 보육비와 주거비 등 30여 개에 달하는 각종 가족수당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프랑스 정부가 설문조사한 결과 프랑스 국민이 낳고 싶은 자녀수는 평균 2.5명이었다. 질 쿠노프스키 CNAF 국제관계국장은 “2008년 세계 경제위기 속에도 출산율이 계속 오른 비결은 가족에 대한 정부의 안정적인 투자”라고 말했다.(취재 지원: 한국언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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