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놀이공원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최근 대규모 테마공원으로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는 옛 용마랜드(왼쪽 사진)와 2년간의 리모델링 후 8월 재개장한 어린이대공원의 모습. 동아일보DB·서울시 제공
한때 10여 개의 놀이 기구마다 전구를 반짝이며 동심을 사로잡았던 서울 중랑구 ‘용마랜드’가 체험형 테마공원으로 다시 태어난다. 4859m²(약 1470평) 남짓 넓이의 용마랜드는 1983년 문을 연 뒤 호황을 누렸지만 에버랜드, 롯데월드 같은 대형 놀이공원의 기세에 눌려 영업 부진에 시달리다 2011년 문을 닫았다. 이후 간간이 드라마나 영화 촬영 장소로 잠깐 눈길을 끌었지만 지금까지 스산한 폐놀이공원으로 방치돼왔다.
이랬던 용마랜드가 16만 m²(약 5만 평) 규모의 테마공원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용마랜드 터 개발은 인근 주민들의 숙원사업이기도 했다.
용마랜드 땅은 평산 신씨 종중 소유여서 별다른 개발 없이 방치돼 있었지만 최근 종중 측에서 약 182억 원을 투자해 새로운 명소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새로 들어설 테마공원은 하급자·상급자 코스별로 각종 장애물을 통과하며 산악 체험 훈련을 하는 에코 어드벤처, 지역 주민들이 쉬어갈 수 있는 캠핑존, 주민들의 여가생활을 위해 마련한 아트컬처존, 먹거리체험존, 역사탐방존, 허브빌리지 등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대형 놀이공원 같은 화려한 놀이기구 대신에 가족들을 위한 각종 체험과 휴식형 공간으로 바뀌는 셈이다.
중랑구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최근 용마랜드 개발 최종 용역 보고회가 마무리됐고 한 해에 약 49만 명이 공원을 찾을 것으로 분석됐다”며 “이번 주에 주민 공람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1일 밝혔다. 향후 용마랜드 개발은 서울시 도시공원위원회 심의를 거쳐 1년 뒤쯤 착공될 것으로 보인다.
화려한 최신식 놀이기구들을 내세운 대형 놀이공원들의 틈새에서 소규모 놀이공원은 용마랜드처럼 무관심 속에 점점 사라져가는 게 현실이다. 용마랜드가 ‘테마공원’을 내세우며 재도약을 준비한다면 1973년 문을 연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은 8월 예산 211억 원을 들여 놀이기구를 대폭 업그레이드해 재개장하며 다시 동심 잡기에 나섰다.
새 놀이공원에는 원조 롤러코스터 청룡열차의 뒤를 이을 ‘서스펜디드 패밀리코스터’와 38m 높이에서 떨어지는 ‘드롭 타워’, 웨이브 스윙, 슈퍼 점퍼, 후룸라이드, 슈퍼 바이킹, 컨티키, 개구리 점프 등 새 놀이기구 10종이 설치됐다. 이 놀이기구들은 어린이대공원을 찾은 시민 7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를 거쳐 선정됐다.
다람쥐통처럼 낡은 놀이기구 9개는 철거했고 기성세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88열차는 어린이대공원 한편에 전시해뒀다. 어린이대공원 관계자는 “놀이공원도 점점 경쟁이 치열해져 살아남기 위한 투자가 필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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