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황간역, 110년의 추억을 찾습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4일 03시 00분


2015년 개설 110주년 맞아 사진展… 지역주민-이용객들 기증받기로

황간역이 역 개설 110주년을 맞아 황간역과 관련된 사진을 모아 내년에 전시회를 연다. 3일 눈이 내린 역의 아름다운 모습. 강병규 황간역장 제공
황간역이 역 개설 110주년을 맞아 황간역과 관련된 사진을 모아 내년에 전시회를 연다. 3일 눈이 내린 역의 아름다운 모습. 강병규 황간역장 제공
경부선 서울역과 부산역의 중간 지점에 자리 잡은 시골 간이역인 충북 영동 ‘황간역’이 내년 110번째 생일을 맞아 추억이 담긴 이용객들의 사진을 찾는다.

황간역은 내년 1월 1일 역 개설 110주년을 맞아 황간역에 얽힌 지역 주민들이나 이용객들의 추억이 담긴 사진과 옛 승차권 등을 모아 철도문화전시회를 열기로 하고 15일까지 이를 기증받는다고 3일 밝혔다. 사진이나 파일 등을 기증하면 기증자의 이름이 담긴 전시용 사진을 만든 뒤 원본은 주인에게 돌려줄 계획이다. 앞서 6일 오후 3시에는 맞이방에서 지역의 예술인들이 마련한 음악회를 열고, 사진작가 조병훈 씨가 찍은 열차 사진 50여 점을 전시하는 철도사진전시회도 함께 열린다.

황간역은 1905년 1월 1일 경부선 개통과 함께 보통역으로 출발했다. 한때 인근 지역에서 생산된 목재와 석탄, 농산물 등을 실어 나르는 역으로서의 역할을 든든히 수행했다. 하지만 교통수단의 발달로 2000년대부터는 이용객이 크게 줄었다. 지금은 무궁화호 열차가 하루 15차례 정차하고 300여 명의 승객이 이용하는 조용한 시골 간이역으로 변했다.

한산했던 황간역은 지난해부터 문화공간으로 변신하기 시작했다. 음악회와 전시회 등 각종 문화행사가 열리면서 입소문을 타고 전국에서 많은 여행객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지역 예술인들은 자신들의 시와 그림을 항아리에 새겨 넣은 작품으로 역 광장에 항아리 작품 전시장을 마련했다. 원두막과 허수아비도 만들어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게 했고 옥상에는 하늘 맞이방과 문화사랑방 카페를 만들었다. 또 인근 백화산 등을 찾는 이들을 위해 자전거를 무료로 빌려준다. 강병규 역장은 “한적한 시골역인 황간역이 110주년을 계기로 지역의 문화와 관광의 관문으로 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의 043-742-8933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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