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평균 11.3%보다 22.4%p 높아 인구 유입 증가로 주택수요 늘어
중국인 부동산투자로 땅값도 강세
제주 부동산 시장의 ‘고삐’가 풀렸다. 제주로 이사 오는 이주민과 중국인 투자가 늘면서 토지와 아파트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법원경매에서 270만 원에 불과한 폐가가 1000만 원 넘는 가격에 팔리고 감정가 3600만 원의 허름한 농가주택이 8500만 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매물이 나오자마자 사라지고, 계약을 하러 가면 또다시 가격을 올린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수도권과 달리 제주지역은 요동을 치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최근 발표한 ‘제주지역 부동산 시장 동향’ 분석 자료에 따르면 제주지역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토지 가격도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부터 올해 10월까지 최근 5년간 제주지역 주택 매매가 상승률은 15.3%로 전국 평균 8.0%의 두 배에 가까웠다. 같은 기간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33.7%로 전국 평균 11.3%의 3배나 된다. 한은 제주본부는 주택 매매가가 빠르게 오르는 이유로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어난 점을 꼽았다. 올해 8월까지 전체 유입인구에서 유출인구를 뺀 순유입인구는 7042명으로 집계됐다. 제주지역 순유입인구는 2010년 437명에서 2011년 2343명, 2012년 4876명, 2013년 7823명으로 급증하고 있다. 올해에도 불과 8개월 만에 7000명이 넘는 인구가 유입된 것으로 나타나 올해 말까지 1만 명을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외지인 유입이 늘어나고 이에 따른 아파트 매입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신규 아파트 분양가도 지속적으로 올랐다. 최근 1년간 제주지역 공동주택 분양가는 3.3m²당 772만 원으로 특별시와 광역시를 제외한 8개 도 가운데 가장 높다. 저금리 시대에 마땅히 돈 굴릴 곳을 찾지 못한 타 지역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고 가격 상승 기대가 큰 제주 아파트를 선호하는 것도 가격 상승의 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토지 가격도 크게 오르고 있다. 토지 매매가는 2010년 이후 매년 1%대의 상승세를 보이다가 올 들어 2.66%로 뛰어올랐다. 지역별로는 서귀포시가 3.25%로 제주시의 2.30%를 앞서며 지가 상승을 주도했다. 읍면지역도 해안가 도로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각종 개발사업에다 2010년 2월 부동산 투자 이민제도가 시행되면서 중국인들의 부동산 투자가 늘어났고 다시 지가 상승 및 거래량 확대를 유발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도부동산중개협회 관계자는 “최근 제주지역 부동산 시장은 중국자본 투자 열풍과 유입인구 증가 등으로 지나치게 과열됐다. 매매가가 롤러코스터처럼 움직이고 있어서 거래 성사가 힘들 정도다. 당분간 부동산 가격은 상승세를 탈 수 있지만 투기자본의 성향이 커 한순간에 거품이 빠지면서 추락할 위험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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