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교육 문제를 해결하려면 입시정책을 정부 주도가 아닌 대학 주도로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범국가적, 초당파적 교육개혁기구의 설치가 시급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본보와 한미교육문화재단, 바른사회운동연합이 주최하고 한국풀브라이트동문회, 한미교육위원단이 주관한 ‘교육개혁 심포지엄’이 ‘창조적 인적자본 형성과 교육혁신’을 주제로 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주제발표를 맡고, 이성호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가 사회를 맡아, 정성희 본보 논설위원, 최영 이화여대 명예교수, 황영남 영훈고 교장, 강연흥 구룡중 교장 등이 패널로 참석해 토론이 진행됐다.
정 전 총리는 “창조형 인적자본을 육성하려면 초당파적 교육개혁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며 “학생이 창의성과 독창성을 기를 수 있도록 학교교육을 변화시키고 입시제도도 창조적 문제를 출제하는 방향으로 정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패널로 참석한 정 논설위원은 “EBS 교재만 외우면 누구든 수능을 잘 치를 수 있다는 현행 입시 체제는 창의적 문제를 낼 수 없는 구조”라며 정 전 총리의 제안에 대해 “타당하나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3불(본고사, 기여입학제, 고교등급제) 정책을 고수하는 정부에서 대학들은 창의적 인재 선발이 불가능하다. 수능 자격시험화나 학력고사 체제 전환 등이 있지만 핵심은 대학에 자율적인 선발권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대학은 입시정책 수립 과정에서 수동적 저자세를 버리고 본고사의 악몽을 떠올리는 학부모, 교사, 수험생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만 한다”며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범국가적 초당파적 교육개혁기구를 설치해 대학입시 정책에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고 말했다.
강 교장은 “지나친 경쟁으로 아파하는 아이들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채용 방법을 학력블라인드제로 바꿔야 하고 학벌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교장은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시공간의 제한 없이 학습자의 학습권을 보장할 수 있는 ‘스마트 러닝’ 같은 유연한 학습 체제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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