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시설인 화장장을 인접 시군들이 공동 건립해 사용하는 상생 노력이 확산되고 있다. 22일 강원 원주시에 따르면 원주시는 최근 인접한 횡성군과 경기 여주시에 화장장을 공동 건립해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원주시는 흥업면 사제리 일대에 조성 중인 추모공원에 300억 원을 들여 화장로 7기를 갖춘 화장장과 유골함 1만 위를 안치할 수 있는 봉안당을 2016년 말까지 건립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화장장 건립비용으로 추산되는 110억여 원을 3개 시군이 공동 부담하자는 것. 내년 초 화장장 설계가 마무리돼 최종 사업비가 확정되면 실무 접촉을 통해 분담금이 산출될 예정이다. 다른 지역 사례를 감안할 때 주민등록 인구에 비례한 비용 분담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원주시가 화장장 공동 건립 및 사용을 제안한 것은 화장장을 광역화하면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데다 시비 부담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화장장 예정 부지는 횡성과 여주로 통하는 국도 42호선 인근에 있어 두 지역에서도 30분 이내 접근이 가능하다. 서병하 원주시 장묘복지담당은 “인접 시군이 상생할 수 있는 대표적 사례가 될 수 있다”며 “무엇보다 두 시군에는 혐오시설 기피로 인한 주민 반발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일 것”이라고 말했다.
횡성군과 여주시는 혐오시설에 관한 민원을 해소할 수 있고 관내 주민이 타 지역 화장장을 비싸게 이용하는 부담이 사라진다. 전국 대부분의 화장장은 타 지역 주민이 화장장을 이용할 경우 관내 주민에 비해 보통 5∼10배의 이용료를 부과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원주시립화장장도 원주시민은 10만 원, 타 지역 주민은 50만 원의 이용료를 받고 있다. 횡성군은 차액을 화장장려금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총비용은 연간 1억 원을 웃돌고 있다.
원주시의 제안을 받은 두 시군은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백호 횡성군 고령화정책담당은 “현재 관내에 화장장이 없기 때문에 주민 불편 해소를 위해 다각적으로 원주시의 제안을 검토 중”이라며 “현재까지는 매우 긍정적인 방안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춘천시와 홍천군은 춘천 동산면 군자리에 화장장을 공동 건립해 5월부터 함께 사용하고 있다. 화장장 사업비 198억 원 중 국도비를 제외하고 춘천시가 116억 원, 홍천군이 28억4000만 원을 분담했다. 이전까지 홍천 주민들은 춘천 화장장을 이용할 경우 70만 원을 냈지만 현재는 춘천시민과 같은 7만 원만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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