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연극 입장료 대신 라면 한 봉지

전주 극단 명태 ‘라면연극제’… “홀몸 노인-저소득층에 기부”

라면 한 봉지를 들고 가면 연극을 볼 수 있다. 입장료 대신에 라면을 받는 ‘라면 연극제’다.

전주의 극단 명태는 19일부터 연말까지 전주시 완산구 메가박스 영화관 앞 아하아트홀(063-274-7114)에서 라면 연극제를 열고 있다. 입장료는 종류나 가격에 상관없이 라면 한 봉지 이상. 물론 1상자도, 그 이상도 환영한다. 이 라면은 모아서 공연이 끝난 뒤 홀로 사는 노인이나 저소득층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28일까지는 매일 오후 7시 반 극단 명태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창작극 ‘반쪽 날개로 날아온 새’가 무대에 오른다. 중국 간도의 어느 위안소에서 위안부 생활을 했던 세 여인 봉기, 금주, 순이의 이야기다. 세 사람 모두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순이는 어디론가 사라진다. 봉기는 모아둔 돈을 고향 친구 금주에게 쥐여 준다. 금주는 순이와 봉기를 뒤로하고 어렵게 고향으로 발걸음을 내디딘다. 이 작품은 단지 일본군 위안부 실태를 나열해 고발하는 형태에 그치지 않고 광복이 되면서 귀향을 앞둔 세 위안부의 심리변화 과정을 치밀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를 통해 군 위안부라는 거대한 조직적 폭력 아래 희생당한 개인의 인권 문제를 예술적으로 승화시켜 보편적 공감대와 감동을 끌어낸다. 29일에는 극단 밤수다의 ‘아름다운 사인(死因)’, 30일에는 뮤지컬 갈라쇼(극단 명태)가 열린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